*도서명 : 향내 가득한 촌가<시와 사진여행>

*지은이 : 고 운 석

*발행처 : 도서출판 띠앗

*쪽   수 : 135쪽 / 본문 올컬러

*판   형 : A5(시집판형) / 반양장본

*정   가 : 8,000원

*출판일 : 2007년 9월 27일

*ISBN   : 978-89-5854-050-2 03810

 발문

“들꽃 향기 가득한 서정의 세계”
― 문복희(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고운석 시인의 첫 시집 <향내 가득한 촌가>는 따뜻하고도 평화로운 서정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의 시가 독자의 마음에 남아 인간적인 공감을 유도하는 것은 현실의 삶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시골의 정서를 통해 전통 서정시의 아름다움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운석의 시는 익숙하고 전통적인 시의 정서를 해체하지 않고 그리운 토속적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고운석의 시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구체적인 특징은 시인의 시선이 시대라는 외부 세계보다는 자기의 내부 또는 함께 사는 다양한 생명들과 인간, 아름다운 자연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서의 가장 깊은 심연에 이르러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그리움과 함께 주조를 이루고 있다. 사랑은 고운석 시인에게 있어서 영원한 고향이며, 가장 순수한 영혼의 핵이다. 그의 사랑은 현실과 과거의 모든 것들을 걸러낸 심연의 근원적 감정이며, 시인이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시 세계이기도 하다. 실상 시인에게 있어 생명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가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시어는 사람의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깊은 감정의 영역을 관통하는 서정시의 원초적인 정서이다. 인간 정서의 가장 오래된 양상이며 시적 서정의 원천이다. 그의 시들은 위협적인 언어를 통해 사랑의 절실함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순하고 맑은 시어를 통하여 소망의 절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고운석의 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어린 시절의 시골 풍경이다. 시인이 사랑하는 시골 이미지는 따뜻한 마음이나 사랑, 그리움을 담기에 적절한 세계이다.
 
깊은 산마을
토담집 창 너머엔
엉클어진 푸른 하늘과
들녘을 가득 메운
저 들꽃은
어김없이 이곳에 다시 살아나서
가끔 누리고
 
이리저리 노니는
작은 곤충들도
저렇듯 예쁘장한 날갯짓으로
어느 누구도 반겨주는 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이름 모를 들꽃 향기에
만취되어 춤추고
노래 부르며
그들은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간다
― <향내 가득한 촌가> 전문
 
시인은 ‘토담집, 작은 곤충, 이름 모를 들꽃’을 보며 그들처럼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들꽃 향기 가득한 시골 풍경은 시인의 유토피아이며, 그리움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시의 장이다. 시인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이 평화로운 풍경이 그의 상상력의 배경이며 순백의 시골 모습이 그의 시 세계이다. 그의 영혼은 어쩌면 이와 비슷한 세계에서 자연과 동일화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소유하려하거나 욕심 부리지 않는 고운석 시인의 성품은 결벽증에 가까울 만큼 순수하다. 오직 순수한 열정만으로 사진 찍는 일에 평생을 바쳐온 그는 사진작가로서의 길을 올곧게 지켜온 보기 드문 예술인이다. 이러한 시 세계는 그의 사진 예술의 세계와 공유되어 있다. 이것이 메마른 영혼에게 불을 지펴주는 생명성이며 이러한 시골 정서는 고향의 이미지와 함께 그의 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내 고향 내음 가득한
시골길
정다웠던 그 길에
넌 이만큼 걸어오고
난 저만치 걸어갔다
그리움 가득한
오랜 친구여
너무도 변했을 모습, 모습들
옛일이 못내 아쉬워
허공 속에 불러본다
― <회상> 전문
 
그리운 친구들, 정다운 시골길, 어린 시절 고향의 추억들이 소중하고 애절한 기억으로 회상되고 있다. 시인은 어릴 적 느꼈던 순수함 속에서 편안함을 찾고 있으며, 가슴에 담겨진 어린 시절의 소박한 세계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현실 속에서 변했을지도 모를 고향 친구의 모습이 그래도 보고 싶어 그리움의 미학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러한 그리움의 정서는 그 자신의 존재 의미를 확인하며 그의 시의 주조를 이루고 있다.
 
붉은 노을 속에 반사되는 억새풀길 거닐 때
초록빛 풀잎 위에 발자국 남겨놓은 흔적을
욕심 부려 애써 찾으려 기웃기웃
자유 잃은 가슴은 마구 두근거려
깊은 숨 내뱉으니 살며시 얼굴에 부딪치는
실바람이 간지러워 뒤돌아보면
지나온 곳에 그리움만 가득 쌓여 있다
 
억새풀 춤추는 이야기
귓가에 살짝 스쳐가고
나뭇잎 속삭임이 시끄러워 잠시 멈춘 자리엔
추억어린 흔적이 되살아나
어둠이 깃든 보금자리에도
모여진 그리움은 참으로 아름답게 남아있다.
― <억새풀 추억> 중에서
 
옛일
모두 뒤돌아보며
신랑 각시
사랑이야기 기억해 낸들
내 님은 찾아오진 않겠지
 
남몰래 숨어
눈물로 지새우며
꼭꼭 스며드는
아픔을 참고 참아도
내 님은 보여지지 않겠지
 
멈추지 못하고 흘러간 세월
인내로 견디며
기다릴 수 있음은
존재하는 것만도 축복이기에
― <그리워> 중에서
 
산새
풀벌레 모여서 노래하는
싱그런 풀 냄새 가득한
평화스런 계절이 다시 찾아오면
그는
그리움이란 아픔을 되돌려 주고는
또 그렇게 떠나간다
― <연가> 중에서
 
고운석 시인의 내면적 세계에 자리 잡은 그리움의 정서는 어린 시절의 순정과 연결되면서 아름다운 자연 속에 형상화되고 있다.
<억새풀 추억>에서 시인은 ‘억새풀길을 거닐 때 지나온 곳에 그리움만 가득 쌓아놓겠다’고 고백한다. 모여진 그리움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은 사랑의 기억이 바탕이 된 까닭이며 그 사랑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 곧 축복이라는 등식을 <그리워>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고운석의 많은 시 속에서 그의 또 하나의 속성이 순수한 사랑임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순정은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시골의 소박한 분위기에서 가꾸어진 것이다.
<그대>라는 시에서 ‘무던히도 가슴을 태우던 그녀, 아침 이슬과 꽃망울 같은 그녀가 떠났지만 바라만 보는’ 시인의 모습이 오히려 평화로운 정경으로 그려지고 있다. 또한 <연가>에서 시인은 ‘산새 풀벌레 노래하고 싱그런 풀 냄새 가득한 시골의 풍경이 있는 한 사랑이 떠나간 자리에 그리움만 남아있어도 평화의 계절이 된다’고 노래하고 있다. 고운석 시인의 심연세계에는 순진무구한 어린 시절의 시골 풍경이 자리 잡고 있다.
  
숨 멈추고
살금살금
고추잠자리 잡아
놓칠세라
꽁꽁 동여매고
풀벌레 울음 속에
마음껏 뛰놀던
황토흙
넓은 뜰은
어린 시절
환상의 나라를 편
언제나 아름다운
꿈 많은 밭
이곳에 마음을
남겨놓고 오래도록
동심으로 남으렵니다
― <나 어릴 적> 전문
 
‘풀벌레 울음 속에 마음껏 뛰놀던’ 그의 어린 시절은 천진난만한 청정의 세계이며 환상의 나라이다. 현실의 삶 속에서 그가 그리워하고 소망하는 세계가 바로 동심의 세계이다. 그래서 시인은 세월이 흘러도 오래도록 동심으로 남겠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 아름답고 꿈 많은 어린시절의 시골 풍경이 결국 그의 시 속에 녹아 흘러서 샘물처럼 솟아나는 순수한 사랑으로 형상화된 것이다. 그의 시에 주조를 이루는 사랑과 그리움의 미학은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는 고운석 시인의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 바탕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톨릭 집안에서 성장하여 가톨릭 신자(세례명 요왕)로서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온 신앙인이다. 사진작가 활동과 함께 이미 많은 시 작품을 발표한 경력 있는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 세계는 뚜렷하고 시어가 부드럽고 더없이 깨끗하다. 그의 시는 맑고 순수하다. 또한 그리움과 사랑의 정서를 매끄럽게 녹여 자연스럽게 빚어놓은 것이 한층 돋보인다.   
 
이제 고운석 시인이 이순(耳順)을 맞아 그동안 모아두었던 시 작품을 묶어서 첫 시집 <향내 가득한 촌가>를 이 세상에 내놓는다 하니 참으로 의미 있는 출간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섬세하고 유연하고 독창적인 이미지 창출로 우리 시단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을 기대하며, 더욱 아름다운 시 세계를 향해 정진하리라 확신한다.
 책속으로...
 
초록색 향기1
 
펄펄 날며 뽐내던 하얀 눈발이
한동안 주인처럼 소유하던 계절을
산기슭에 핀 버들강아지에 놀라
그만 자리를 내주고 슬그머니 밀려났네요
 
그립고 반가운 사람 찾아올 것 같아
북풍 막으려 내내 잠가둔
장호지 붙인 대나무살 쪽문을 열어 보니
모진 추위에 견디며 지탱해 온 생명체
 
단단한 대지를 쪼개어 얼굴을 내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동감은 초록 물감으로
온통 아름답게 색칠하여 놓았습니다
 
새싹들로 채워진 넓은 공간 여백에
소망을 새기어 넣고
잊혀진 애틋한 사연 실려 올 때
봄의 향기는 남풍 타고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삶 속에 계절의 작은 변화는
인간의 참모습을 되찾을 수 있기에
당신이 행복을 가득 담아두면
마음은 풍요로워질 겁니다.
情정1
 
자꾸만 멀어져 가는 아쉬운 기억
작은 가슴에 멍울로 남아
거대한 산처럼 우뚝 선
님은
문뜩문뜩 보고픔으로 남는다
 
낙서장에 그려 논 얼굴은
옛 모습은 아닌 듯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걸린 가시처럼
옛정으로 변하여
아름다운 지난 시간을 생각 키운다
 
보고픔이 쌓여
강물에 살그머니 띄워 보내니
수평선만 보이는 바다에 닿아
그리움은 하얗게 치솟는 파도 되어
못 견디게 아픈 마음을 달래준다.
 
 
 
 
 
 이 책의 차례
 
시인의 말 _ 4
 
향내 가득한 촌가 _ 11
그대 _ 13
꽃향내 _ 15
소망 _ 17
이 봄엔 _ 19
계절의 힘 _ 21
소녀 _ 23
初春초춘 _ 25
오늘은 _ 27
초록색 香氣향기 _ 29
情정 _ 31
그 사람은 _ 33
봄 편지 _ 35
나들이 _ 37
歲月세월 _ 39
이슬비 오는 날 _ 41
사랑을 나누면 _ 43
사랑 _ 45
새 마음으로 _ 47
夜中야중 _ 49
억새풀 추억 _ 51
촌가 _ 53
지금쯤 _ 55
가을 여행 _ 57
은빛 가득 _ 59
이곳이 좋아라 _ 61
추억 _ 63
結實결실 _ 65
마음의 풍요 _ 67
 
11월의 풍경 _ 69
삶 _ 71
玲령아 _ 73
大地대지 _ 75
자연의 숨결 _ 77
눈 내리는 날 _ 79
가을풍경 _ 81
水晶수정처럼 _ 83
내 친구 _ 85
지금 들녘엔 _ 87
그리워 _ 89
황혼 _ 91
이 가을엔 _ 93
山산 _ 95
편지 _ 97
回想회상 _ 99
나눔 _ 101
우리는 _ 103
행복은 마음에서 _ 105
고향의 소리 _ 107
연가 _ 109
옛일 _ 111
바람이 분다 _ 113
향수 _ 115
우리는 하나인 것을 _ 117
그리운 사람 _ 119
喜희 _ 121
感情감정 _ 123
秋收추수 _ 125
새 생명 _ 127
 
발 문 _ 129

 시인 소개

시인 고운석
·전북 정읍 출생
·천안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교육학석사)
·경원대학 사진영상과 졸업
·한국사진작가협회 촬영지도위원 1기(3대회장)
·제4회 전통미술공모전(사진부문)우수상 수상
·월간사진 창작작가 및 월간영상 추천작가
·가톨릭신문 위촉기자 역임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 이사 역임 및 평생회원
·제1급 아마추어무선기사 (현) 연맹 강사  
·시조생활사 제정 신인문학상 수상
·옥조근정훈장 受勳
·정통부 중앙전파관리소장  감사패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 이사장 표창패
·e-mail : hl1vj@hanmail.net사

* 본 도서는 교보, 영풍문고 등 전국 유명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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