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우리가 살아가다는 것은

*지은이 : 한 기 주

*발행처 : 도서출판 띠앗

*쪽   수 : 95쪽

*판   형 : B5(시집판형) / 반양장본

*정   가 : 5,000원

*출판일 : 2002년 11월 15일

*ISBN   : 89-89558-57-3 03810

 <시평>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고향들판에 노루처럼 서 있는 자신의 모습
- 김태일(작가. 풍자문학 발행인 겸 편집인) 씀
 
우리는 보통 삶에 있어 힘들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고향이다.
고향은 우리에게 있어 아늑하고 포근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이다.
고향은 늘 외롭고 힘들 때 동경의 대상이고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리라.
어느 날이었던가 한기주님의 시를 대하고 나는 문득 고향을 읽었다.
그리고 일상의 아름다움에 배인 시인의 마을을 만났다.
그의 시는 우리가 평소에 동경하던 고향이었다. 정겹게 뛰놀던 친구의 모습이었다.
역시 그랬다. 한기주 시인의 고향은 강원도 산골 마을이다.
사색의 계절인 가을에 태어난 것도 결코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그의 시(詩)의 품성에서 인간의 풋풋함이 묻어난다. 그래서 고향마을에 사람 좋은 아저씨의
정겨움을 느꼈다.
필자는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내내 고향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훈훈했다.
 
긴 세월
그토록 방황하며
찾아 헤매던
꽃이
앞뜰에 피어 있었다.
- <발견>에서
 
우리가 삶의 긴 여행을 하고 문득 뒤돌아와 있을 때 그 발길은 고향이고 자기 집 앞마당이다.
결국 인간이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긴 세월과 앞뜰에 핀 꽃은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찾아다니던 파랑새인지도 모른다.
 
시인의 작품 <연어>에서도 성숙된 우리네 모습과 닮아 있었다.
 
연어가 온몸 찢기며
꼭 올라야 할 곳까지 오르는 까닭은
우리네 삶과는 사뭇 다르다
그 모습 보며
고통에 의미를 되새겨 보는
우리네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중략>
 
우리가 느끼는 죽음에 의미와는
사뭇 다르다
 
인간의 삶과 연어의 삶(?)을 시인은 죽음의 의미로 부상시켰다.
이 죽음의 의미는 죽음이 아니라 곧 완성된 삶을 말하려고 했으리라.
그래서 우리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모습들을 찾으려는 시간을 갖는다.
연어는 비싸고 싸고의 차이는 회기의 거리에 있다고 한다.
즉 회기의 거리가 먼 연어는 수천 수만리를 헤엄쳐 고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값이 싼 연어는 인근 바다에서 살다가 알을 낳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 인간의 완성도 얼마나 많이 인생을 살았느냐 일 것이다.
 
<두려움>이라는 작품에서는 우리는 인생의 길을 찾는다.
 
낮에 길을 잃는 것이 두려운 까닭은
내가 계속 길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밤에 길을 잃는 것이 두렵지 않은 까닭은
조용히 앉아
새벽을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낮에 길을 잃는다.’ 그런데 두렵다는 표현(?),
이 작품에서 우리는 늘 뭔가를 찾는 우리 자신을 발견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새벽’에서 어머니의 품인 고향을 느끼게 한다. 아마도 인간의 완성단계는 연어가 수천 수만리를 헤엄치고 돌아오는 것처럼 고향이리라. 고향은 그래서 우리의 마음을 풍성하게 만든다.
한기주 시인의 작품에서 완성된 자신의 모습과 고향을 찾을 수 있어 기쁘다.
여러 시인들이 늘 사랑으로 작품을 완성했지만 이 작품에서 우리는
함축된 한 사람의 인생을 알 수가 있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완성도가 더 높은 것 같다. 나를 안다는 것, 삶을 안다는 것을 우리는 그 어린 시절 어른들이 "스스로 아프면서 큰다"라는 말을 사용했는지도 모른다.
이 가을, 이 작품을 통해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떠나보자.
그래서 나의 삶을, “고향들판에 노루처럼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 보자.
 책속으로...
 
고향은 단지 추억으로 남아있는 곳이 아니다.
고향은 항상 신선하게 살아있다.
추억이란 이미 죽어 있는 것.
고향 들판에 노루처럼 서 있던 내 모습을 발견하는 데 수많은 세월이 흘렀다.
고향은 나를 찾아들어 가는데 있어 문 같은 곳이 아닐까?
그 문으로 들어가 완전하게벌거벗은 내 모습을 만나기까지 또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걸까?
말이 시들어 버린 꽃이라면 시(詩)는 의식의 꽃을 피우기 위한 씨앗이 될 수 있을까?
나를 아는 사람들
모르는 사람들
아름다운 세상에 감사한다.
감사 드린다.
          - <시인의 말> 중에서
 시인 소개...
 
강원도 원주 산골마을 송정에서 태어남
현재 서울 신정동에 살고 있으며
안양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음
e-mail: hankj12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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