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가까운 듯 먼 그리움

*지은이 : 김 성 덕(국립 한밭대학교 교수)

*발행처 : 도서출판 띠앗

*쪽   수 : 135쪽

*판   형 : B5(시집판형) / 반양장본

*정   가 : 5,000원

*출판일 : 2002년 11월 15일

*ISBN   : 89-89558-58-1 03810

 <시평>

“인간이 사는 또 하나의 작은 세계”
- 김태일(작가. 풍자문학 발행인 겸 편집인) 씀
 
늦은 저녁부터 김성덕 님의 시를 읽고 새벽을 반갑게 맞이했다. 처음 필자에게 조심스럽게 자신의 시 세계를 물어왔을 때 한편으로 무척이나 당혹해 했었다. 너무도 겸손한 그에게 실언이나 하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래서 말 한 마디를 할 때에도 단어의 선택에 심중을 기해야만 했다.
그는 필자가 ‘시인의 말’을 쓰라고 했을 때 자신은 아직 시인이 아니라고 하며 ‘시인의 말’ 대신 ‘그리움을 열며’로 시인의 말 대신 적어왔었다.
하지만 그의 시는 한 마디로 인간이 사는 또 하나의 작은 세계였다.
태초의 신이 있었다. 그리고 신은 세상과 인간을 만들었다. 그 세상 속에서 인간들은 부딪기며 살게 할 상대의 인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들은 사랑과 꿈 그리고 그리움, 이별, 만남 등 복잡한 삶을 잉태했다. 그 가운데 인간들은 한 단어에 맞게 하루가 다르게 살고 있다. 그리움이 있으면 “가까운 듯 먼 그리움”도 있었다. 김성덕 님의 <가까운 듯 먼 그리움>에는
 
불빛들이 꼬박 밤새워
보일 듯 보일 듯 비치고 있는
도시, 거친 숨소리를 잠재워
아스라한 보석의 동산을 만든다.
 
불빛은 "아스라한 보석’의 동산"을 만들었다. 고층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시의 숲만을 연상케 하는 이들에게 ‘보석의 동산’은 상경한 단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닥다닥 붙은 게딱지 하늘아래 첫 동네를 본 사람들은 이 불빛은 인간의 애환으로 점철 될 것이며, 아파트에서 터를 잡은 철부지 어른들은 고층 아파트를 연상할 수도 있다. 어쨌든 그 안에서 그리움과 사랑을 나눈다.
 
가슴깊이 숨겨놓은 그리움
긴 세월 나와 함께 한 걸 잊고서
만나도 할 말이 없을 터이나
가끔 보고도 싶은데
세월이 지나가며
그리움, 그것은 별게 아니라네.
― <삼십 년 지난 뒤> 부분
 
누구에게나 삶이 있다면, 아니 사람을 만났다면 그리움은 남는다. 그것도 그리움의 상대는 영원히 가슴 깊이 묻어두고 싶은 게 우리네 마음이다. 언젠가 그것을 "삼십 년이 지난 뒤"에 가슴속에서 끄집어내어 다시 떠올린다면, 누구나 마음 설레게 한다. 그래서 늘 그리움은 꿈이 되어 강한 사람들을 가냘프게 한다. <봉숭아>에서는
 
몰래 한 사랑을 눈치챌까봐
잎사귀에 묻은 밤이슬을 털고
꽃잎 활짝 열어 시치미 떼었는데
오늘, 장독들 틈으로
온밤을 뜬눈으로 지새며 훔쳐보던
하얀 조각달이 보였다
 
봉숭아꽃의 만개가 눈부시다. 몰래한 사랑을 우리는 가슴에 그리움으로 남긴다면 봉숭아의 의인화는 하얀 조각달이다.
그런가하면 <두 아버지>에서 부모의 심정을 이렇게 노래했다.
 
태풍이 지나간 날, 오랜만에
아버지께 문안 전화를 드렸다
늘 일상으로 묻는 "저녁 드셨어요?"
적적해 이것저것 말씀이 많아지신 걸
한 귀로 들으면서
TV에서 수재민의 보도를 보며
군대 간 아이 생각에 젖어 들었다.
 
아버지는 늘 그랬다. 어머니가 집 나간 아들을 말로 걱정표현하면 아버지는 묵묵히 대문 쪽을 바라보신다. 두 아버지는 아버지의 아버지를 생각하게 하고 나를 다시 되돌아볼 기회와 부모라는 정신적인 대지주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또 다른 세계로의 나래를 편다. 그 세계는 바로 <피안(彼岸)의 세계>이다.
 
예불소리 은은하게 들리는
山寺가는 길, 계곡에는
빛 고운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발밑에 누운 단풍잎 하나를 주워
작은 연못에 띄웁니다
 
종교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열반의 세계에 도달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 세계는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만들어 주는 김성덕 님의 시가 있다.
이 가을, 거리에 먼지처럼 바람 따라다니는 낙엽을 주어 작은 연못에 띄우는 마음을 읽는다. 눈물나도록 높은 하늘을 가진 가을의 메시지를….
 책속으로...
 
세상은 넓고 세월은 무궁합니다만, 유독 나는 이 시대에 이 땅에서 태어나 살아갑니다.
첫 세상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고 형제를, 아내를, 아이를, 친구를
그리고 수많은 다른 이들을 만납니다.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행복해하고 때로는 시기하고 질투하고 아파하면서도…
나의 어미니도 나의 고향은 물론, 나를 스쳐 지나갔던 그저 그런 이들까지
어느 때인가는 소중한 모습으로 그리워지니 참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알 것도 같습니다. <이하 생략>
 
         - 시인의 말 <그리움을 열며> 중에서
 시인 소개...
 
1951년 경기 남양 출생
현재, 국립 한밭대학교 교수
e-mail: sdkim@hanbat.ac.kr
 
Tel: 042)821-1135(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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