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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사>-커다란 게임과 네 명의 전우 네 개의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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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1년 7월 30일자 기사>


“6·25때 나는 북쪽의 인민군, 남쪽의 국군, 미군 세 나라 군대에 종군했다. 중공군의 군복까지 걸치고 그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네 나라에서 온 네 전우와 군인들이 내 눈앞에서 순식간에 시체가 돼 나뒹구는 꼴을 보았다.”

 한국일보 논설위원, 중앙일보 런던특파원, 중앙경제 칼럼니스트, 런던신보 편집인·발행인을 역임한 원로 언론인 박중희씨(80·런던 거주)가 6·25전쟁에 대한 ‘자전적(自傳的) 체험기’를 펴냈다.

박중희씨 6·25에 참전한 사람은 많다. 하지만 남·북한, 미국과 중국의 군대를 모두 거친 저자의 체험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19살 때 재학 중이던 서울 문리대 교정에 갔다가 인민군에게 끌려가면서 ‘기막힌 운명’은 시작된다.

총 한방 쏴본 적 없던 그가 ‘벼락 인민군’이 되어 낙동강 전선으로 내몰렸다. 맥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작전으로 상황은 급변한다. 후퇴 도중 트럭이 폭격으로 뒤집힐 때 거기에 함께 탔던 저자는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정신을 차려 보니 온몸이 피범벅인 채 어느 촌가의 마루에 누워 있었다. 구사일생으로 서울에 돌아온 후 미 군사고문단 통역장교 모집에 응모, 육군 중위로 임관하게 된다. 저자가 배속된 국군 2사단 31연대는 강원도 산악지대의 인민군 패잔병 소탕작전에 투입됐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중공군의 주력이 서울의 남쪽까지 밀고 내려오며 상황은 다시 반전된다. 중공군의 기습을 받아 부대가 흩어질 때 낙오병이 되고, 민가에 숨어 있다 중공군에 잡힌다. 그때부터 중화인민지원군 부대의 보조원이 되어, 중공군 부상병에게 꿀꿀이죽을 쑤어주며, 사망자의 시체를 처리하는 일을 했다.

 체험에 바탕을 둔 전쟁의 참혹함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조선인민군이 점령했던 남쪽 땅에서 인공기(人共旗)를 들고 나오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고, 남쪽 군대가 북쪽으로 올라갔을 때도 태극기를 들고 나오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군대가 떠난 다음, 적을 환영하고 협력한자는 부역자와 반역자가 된다. 비극이 배가되는 이유다. 그들이 들고 나온 태극기나 인공기는 힘없는 민초들이 ‘살려 달라’고 내민 백기(白旗)가 아니었느냐고 저자는 묻는다.

 전쟁 속에 무참히 스러져간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이 책의 전반적 기조를 이룬다. 젊은 나이에 떠난 전우들이 그저 전사자 통계 숫자로만 남아있지 않고 살아 숨 쉬던 인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한다.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는 교훈을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얻었으면 한다.

금창태(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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