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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국민의 눈은 심봉사?
청문회로 일약 스타가 된 국회의원이 있었다. 청문회장에서 그가 국민에게 보여준 행동은 참으로 통쾌했다. 국민의 가려운 곳을 단번에 긁어주었다고나 할까? 그런 그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자 국민들은 노란손수건을 흔들며 열광하면서 기립박수를 보냈다. 드디어 2002년 12월 17일 대통령선거가 있는 대망의 해가 떴다. 예상대로 적중했고 그 분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 되셨다. 5년을 눈앞에 둔 지금 국민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참으로 그 자리가 어렵긴 어려운가 보다.
국민은 애국이 무엇인지 모른다. 오로지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이곳이 대한민국이며 대한민국은 우리들이 살아가야할 조국이라는 것뿐이다. 하찮은 일자리라도 있고, 열심히 일을 해서 먹고살고 자식새끼 낳고 작은 집이라도 내 집 한 채가 있으면 좋아라한다. 또한 기러기아빠가 없고,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서 이민을 가지 않기를 바란다. 어쩌면 대통령의 자리가 무겁지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다. 왜 그 자리만 들어가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되는지 모르겠다. 어째서 이 간단한 진실을 모른다 말인가. 임금님!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려야 하는지요?
은나라의 탕왕은 천자가 되고 7년간이나 큰 가뭄이 들었다. 그러자 점을 쳐보라고 했더니 아무래도 사람을 희생제물로 드려야한다고 하자, 단호하게 거절했다. “내가 기우제를 드리는 것은 백성을 위해서다. 기어코 사람을 희생으로 삼겠다면 내가 희생되겠다”하고는 목욕재계하고, 손톱을 깎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장식이 없는 흰수레에 흰말을 타고 스스로 희생되어 산속에 들어가 여섯 가지 조항을 만들어 자신을 꾸짖었다.
1. 제가 베푼 정치에 절제가 없어 문란해 졌기 때문입니다.
2. 백성이 직업을 잃고 곤궁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3. 저의 궁전이 너무 화려하기 때문입니다.
4. 궁전 안에서 정치를 어지럽게 하는 여성이 성하여 정치가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5. 뇌물이 성행하여 올바른 길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6. 참소하는 말로 인해 청렴한 사람이 배척당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아서 큰 비가 내려 수천 리의 땅을 촉촉이 적시었다.
2007년 12월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마지막 해를 보내는 달이기도하다. 이 땅에 정식으로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국민이 선택할 네 번째 정식 대통령을 뽑는 매우 뜻 깊은 해이다.
좋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치자, 그렇다면 국민의 눈은 심봉사란 말인가. 당나귀 귀를 뽑는 것도 국민이요, 심봉사가 되는 것도 국민이다. 이제 또다시 선택에 귀로에 섰다. 국민의 대표로 선출될 대권주자들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아닌 속마음까지 환히 두 눈 똑바로 부릅뜨고 지켜봐야한다. 역사는 반복한다. 그러나 어떻게 반복하느냐는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
대권주자들 중 가장 청렴하고 국민을 위해 기꺼이 한 몸 희생할 정치인은 누구란 말인가?
<풍자문학> 2007년 봄호<통권19호>
발행인의 말 중에서
김태봉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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