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은 칼보다 강하다.”
나라라는 거대한 선박이 바다를 항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폭풍우를 만나 좌초의 위험에 처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장은 폭풍우에 휘말려 바다에 떠나려갔습니다. 선장을 잃은 선박은 망망 바다를 나뭇잎 배가 되어 표류를 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라는 국민은 한 마음으로 자신들이 걸친 옷을 벗어 엮어 밧줄로 만들었습니다.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선장을 국민이라는 밧줄이 겨우 구해 제자리를 찾아 앉혔습니다.
모든 심판은 하늘에 뜻을 따랐다고 봐야겠지요. 그러나 아직도 안일한 태도로 나랏일을 걱정(?)하시는 경험이 많으신 위정자들은 이번 기회에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쉬운 말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말의 뜻을 다시 한 번 잘 새겨봐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이룩한 이 나라입니까? 바로 엊그제까지만 해도 펜보다 칼이 무서웠지 않았습니까?
미니스커트를 입고 가는 여자들에게 잣대를 들이댔고, 머리가 긴 남자에게 무차별하게 가위로 삭발을 강요했고, 어디서 감히 대통령을 탄핵(?)은 고사하고 함자라도 무례하게 함부로 발설할 수 있었습니까? 문학인들은 글 한 줄을 쓸 때도 자신의 목을 담보로 집필활동을 했었지요. 남산에라도 끌려가는 날이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다고 쉬쉬하며 겁도 먹었습니다. 그러나 세상 좋아졌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생과 험한 일들을 많이 당했습니다.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사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것에 얽매이지 않아서 좋습니다. 그저 국민의 도리만 다하면 누가 뭐라고 합디까? 위정자들은 두 발 뻗고 잠자리에 들지 못하지만 우리 문학인들은 계급도 없어 앉은 자리가 나의 집이요, 서 있는 자리가 풍물 터가 아니겠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그래서 저는 항상 어디를 가나 볼펜 한 자루 정도는 꼭 가지고 다닙니다.
감사합니다.
『풍자문학』 발행인
김태봉 배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