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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문학> 발행인의 말
경제는 땅으로 꺼지고,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는데….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경제 불안으로 사회가 흉흉하다. 또 다시 경제위기설이 나돌면서 원화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격탄을 맞고 쓰러지는 자는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서민들이다.
오늘도 허기진 마음을 움켜쥐고 인력사무소 한 쪽에 쪼그리고 앉아 자신의 순번을 기다린다. 가족들을 떠올리며 ‘오늘도 공치면 어쩌나…’ 애면글면하며 식은땀을 흘리니 어쩌랴.
그런데 졸부들은 아침부터 번쩍이는 고급 승용차 트렁크에 골프채를 싣고 필드로 나가 굿샷을 외치며 땀을 흘리고 있다. 내기 골프를 마친 후 서로 실랑이를 벌이며 ‘오늘은 입맛이 없는데 뭘 먹을까?’ 쩝쩝거리면서 두둑한 배를 어루만지며 고민한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격동의 현대사를 온 몸으로 겪으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 온 일명 ‘건국둥이’가 환갑을 맞이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망증은 중증의 수준이다. 이 나라 경제를 누가 일으켰는지 벌써 잊었단 말인가.
동족상잔의 비극을 마친 그 시절, 월남전에 참전한 젊은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외화를 벌어들였고, 독일에 간호사들과 광부들을 수출하여 나라의 곯은 배를 불렸다. 중동지역의 건설 붐에 참여하여 외화를 벌어들였다. 간호사들은 거대한 서양인의 시체 몸통을 닦았고, 광부들은 진폐증에 시달려야 했다.
이 세상은 동그라미 세상이다.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사람과 사람 사이를 돌고 도는 게 경제이다. 그래서 빈부와 졸부의 차이도 종이 한 장의 차이일 뿐이다. 서민이 굶주리면 졸부에게도 역시 그 불똥이 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당장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나무뿌리가 성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바닥을 기고 있는 서민의 경제가 살아야 나라의 경제가 살아난다.
세상에는 돌이키지 못하는 게 세 가지 있다. 천재지변과 여자의 사치와 기회의 문턱이다. 이 일은 천자(天子)의 권력으로도 돌이키지 못한다. 또한 냉철하지 못한 의사는 환자의 몸에 병균을 남기게 마련이다. 아픈 수술일수록 완치에 가깝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쓴 것처럼 말이다.
위정자가 애국애족을 내세워 표를 얻으려 하는 행동은 마치 여자가 화장으로 미모를 내세워 남자에게 관심을 끌려는 일이나 매한가지이다. 동전은 앞뒷면이 있어서 영원히 두 얼굴을 가진다. 보는 사람에 따라 돈은 선의 얼굴이고 악의 얼굴일 뿐이다. 위장이 튼튼하면 짠 것을 먹어도 살이 되고 신 것을 먹어도 피가 된다. 새벽에 텐트도 못 치는 놈이 걸핏하면 조건 찾고 상황 찾으며 이 여자는 뚱뚱해서 안 되고 저 여자는 홀쭉해서 안 된다고 주접을 떠는 법이다.
나라의 경제도 그렇다. 경제를 잘 안다고 해서 국민들이 뽑지 않았는가. 자신이 가난하게 살아온 것은 영웅담처럼 말하면서, 남이 가난하게 사는 것을 실패담으로 말하지 말기를 빌어본다.
하늘이 곧 벼락이라도 칠 것처럼 울상이다.
풍자문학 발행인
김 태 봉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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