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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문학> 발행인의 말
“이제는 반드시 푹 삶아 줄 것이여!”
도덕경에 “있다(有)와 없다(無)는 상호 생성하고, 어려움과 쉬움도 상호 촉진하고, 길고 짧음도, 높고 낮음도 서로가 비교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래서 앞과 뒤는 서로 따르는 것이 보편적인 자연 법칙이다. 그래서 비리와 청렴은 항시 따라다니는 것인가? 그렇다. 못난 사람이 없는데 어찌 잘난 사람이 있을 수 있겠는가? 선한 자가 있으면 악한 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네 국민이 뽑은 최고의 일꾼들은 모두가 어찌 한결같은지 모르겠다. 마치 도덕경의 ‘있다’와 ‘없다’처럼 그 선이 너무도 확실하게 그어진다. 아마도 인간의 본성이 문제라 그런지 모르겠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국민의 표에 의해서 권한을 가지면 사돈의 팔촌까지도 기생하는 자들이 나온다. 이들은 정녕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어기는 행동이란 것을 왜 모를까? 모두가 착각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즉 권한을 권력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좇는 권력의 불나방들이 법치를 스스로 무너뜨리고도 온전하기를 바란다면 착각도 유분수다. 지금 당장이야 배부르고 좋을지라도 석양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면 그들의 처지가 어찌 될 줄은 짐작하고도 남으리라. 이들에게 법의 준엄함을 보이면 어떨까? 그래서 그 옛날로 돌아가 법을 상기해 본다.
형벌 중에 ‘팽형烹刑’이라는 게 있다. 이 형벌은 중국 한나라 때 생겼다고 전해진다. 죄인을 솥에 넣고 끓여 죽이는 매우 참혹한 형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대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팽형을 시행한 일은 없다고 한다.
조선 영조 초에 탐관오리를 팽형에 처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실형으로 처한 일은 없었고, 의례적·상징적으로 처한 예는 전하여지고 있다. 즉 탐관오리를 체포하여 종로 네거리 보신각 앞에 큰 솥을 걸어놓고 ‘일벌백계一罰百戒’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공개적으로 시행하였다.
군막(軍幕)을 치고 포도대장 이하 포도청 관리들이 도열하면 그 가운데 죄인을 끌어다 솥 속에 던져 넣은 뒤 포도대장이 죄인의 죄목을 낭독하였다. 그리고 불을 피우는 형식만을 취한 후에 팽형 의식을 종료하고 죄인을 가족에게 인계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법이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으니 너무나 웃기지 않은가? 위정자들이나 정계의 거물급들이 휠체어를 타고 마스크를 쓰면 모두 형식적인 처벌로 사면되지 않았는가? 미인에게는 봐주고 추녀에게는 중형을 주는 오늘의 세태가 그저 한심할 따름이다. 그러니 이제는 정말로 이 형을 살려서 철저하게 시행하면 어떨까?
세상에 미인은 저 혼자 잘나서 그런 줄로 착각하고 있다. 어떻게 추녀가 없는데 저 혼자만 미녀가 될 수 있단 말인가? 하기야 요즘은 미인과 추녀의 기준도 모호해졌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대부분 콧대 세운 여자요, 쌍까풀 진 미녀들뿐이다. 저마다 외모에 칼을 들이대니 이제는 양심에도 칼을 들이대고 있는가 보다.
세상에는 원인이 없는 행동이란 있을 수 없다. 어떻게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를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지는 해의 측근들의 비리가 여기저기서 툭툭 불거져 나오고 있는데 과연 이대로 괜찮단 말인가?
대한민국의 모호한 법 때문에 “나는 29만 원밖에 없다”는 위인이 지금까지 호위호식하고 있는가 하면, 사돈에게 빌려준 돈을 찾겠다는 전직 대통령은 자신의 동의 없이 임의로 처분한 수백억 원을 돌려줄 것을 요구한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대법원에서 추징금 2,628억 원을 명령받아 현재 231억 원을 미납한 상태이다.
요지경 세상이다. 이들의 어긋난 사회구조와 뒤틀린 세상 가치관은 매우 합법적인 방법으로 점잖게 애무하면서 목 조르는 격으로 수많은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들 한 사람이 저지른 행태는 수십만, 아니 수백만 명의 국민의 혈세를 탕진할 뿐만 아니라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백성들의 삶을 짓밟으며 요절내고 있다.
우리 국민은 순진한 양이라서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한 대만 맞아도 죽지만 저 늑대들은 허구한 날 줄기차게 백 대를 넘게 족쳐도 끄떡도 없다. 저들은 머리를 가진 사람이고 어리석은 국민은 머리가 없어서 그런 행동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겠는가?
그래서 힘이 없다는 것은 죄악이다. 즉 이러한 죄악을 억누를 힘이 없다는 게 죄악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국민 한 사람이 모이고 모여 산이 되고 바다가 된다는 사실을 위정자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잘못을 저지르면 국민에 의해서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므로, 지금 당장 자신들의 잘못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서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된다.
또다시 5년간 국가의 막중한 권한을 넘겨줄 사람을 뽑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제발 다음 정권 말기에는 측근비리로 인해 지면이 더럽게 얼룩지는 사건이 없는,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아름다운 사람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참다운 위정자가 만든 실질적인 법치가 관철되어야 한다.
다음에는 이런 인물이 필요하다. 아무리 주위에서 감언이설로 떠들어도 넘어가지 않는 청렴한 인물, 설령 쇠뿔 같은 소리라도 자신의 용뿔로 바꿔 쓸 수 있는 그런 우직한 인물이라면 지금 이 어지러운 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일꾼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비리로 얼룩진 인사들에게 오뉴월에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버릴 만한 한마디를 던져보려 한다.
“기대하시라! 이제는 반드시 가마솥에 푹 삶아 줄 것이여!”
『풍자문학』발행인
김태봉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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