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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모자라서 불만스러운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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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모르는 실수는 없다. 그러나 정작 그 실수의 기억은 오직 자기만 안다는 것이다. 타인이 나를 보는 실수는 그때뿐이고 그때만 잘 넘기면 곧바로 잊혀진다. 그도 그럴 것이 실수를 모두 기억하고 산다면 그는 엄청 불행한 사람이다. 그렇다고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의 실수를 기억하지 말자는 말은 아니다. 여기서는 오직 개인이라는 전제하에 하는 말이다. 행복하고 편안해지기 위해서는 개인의 기억을 지우는 일, 이는 곧 마음을 비우는 일도 될 것이다.

이제 스승이 없다. 아니, 모두 그렇게 살기로 작정이라도 한듯하다. 진정 답답한 세상이다. 우리의 스승은 지금 어디에서 뭘 하고 있단 말인가?
오늘날 참다운 스승도 없이 세상은 너무도 빨리 돌아간다. 잠시 눈 한번 감았다가 떠도 세상은 이미 저만큼 우리 곁을 떠나 있다. 이런 분위기가 국민들의 조급함을 더욱 부추긴다. 전 세계적으로 성격도 급하고, 참을성도 없다. ‘빨리, 빨리’를 제일 많이 외치는 국민이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진정으로 세상은 너무도 빨리 돌아간다. 거기다 언제부턴가 두 사람만 모여도 나누는 대화가 마치 첩보원을 방불케 한다.

“너, 이거 아니?”
“뭔데?”
이 두 마디 대화가 전부이다. 그러면서 상대방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들이댄다. 그리고 ‘정보’라는 단어를 외쳐댄다. 정보, 이 모든 게 휴대폰이라는 괴물이 만들어낸 세상이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집채만 했던 컴퓨터가 우리의 손안에 들어와 있다. 그 휴대폰은 이제 모든 괴물들을 끌어다 모아서 착한 스승, 나쁜 스승 구분 없이 정보의 바다를 이루게 되었다. 궁금한 정보를 어른들이나 박식한 사람에게 물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휴대폰이 작금의 스승인 셈이다.
물론 문명이 발달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이기는 하다. 하지만 휴대폰의 다양한 기능으로 인해 인간미를 잃어가고 있다. 두 사람이 찻집에 모여도 정작 오고가는 대화는 없고 각자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사회는 점점 정감어린 모습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차가운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 즉 ‘세 명이 함께 길을 걸으면, 그중에 나의 스승이 반드시 있다’라는 고사도 이제는 어느덧 그야말로 옛말이 되었다. 현대의 스승은 인터넷이요, 스티브잡스요, 휴대폰으로 돌변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곁을 떠나는 것은 사람과의 소통과 만남이다.

이런 분위기는 곧 나라 안팎으로 영향을 끼쳐 시끌벅적하게 만든다. 이해심이 없다. 인터넷 공유라는 정보가 모두를 들끓게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소문이 발 없는 말이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괴물로 발도 없는 게 빨라도 너무 빠르다.
물음이란 단어의 사용은 인터넷이 모두 독차지하고 제한적이다. 이게 바로 참다운 스승이 없기 때문이다. 참다운 스승은 지금 은둔 중이신지 그 모습을 좀처럼 찾기가 어렵다. 아마도 이 시끄러운 세상에 참 스승이 계신다면 이런 말씀을 우리 국민에게 했을 것이다.

“마음을 비우시오, 위정자도, 국민들도 모두 마음을 비우시오!” 하고 외쳤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을 요구하고, 그 요구를 들어주면 또 다른 것을 요구한다. 욕심이 목까지 찼다. 자신을 돌아보면 너무도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지만 만족을 모른다. 만족을 모르는 욕심이 또 다른 욕심을 낳는 것이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은 자신들의 무거운 짐들을 어깨에서 벗어 버릴 때이다. 따지지 말자. 그 길만이 나라도 안정되고 개인도 평화로울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비우는 작업이다.

‘화서지몽(華胥之夢)’이란 말이 있다.
황제가 낮잠을 자다가 꿈에 ‘화서의 나라(華胥之國)’에 가서 그 나라가 이상적으로 잘 다스려진 상황을 보고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는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그래서 좋은 꿈을 가리켜 ‘화서지몽’이라고도 하고, 낮잠을 자다가 이 꿈을 꾸었다 해서 화서의 꿈을 꾼다고도 한다.
<열자(列子)> 황제편(黃帝篇) 첫머리에 나오는 이야기로, 황제는 15년 동안 천하가 자기를 떠받드는 것을 몹시 기뻐했다. 그러면서 이제 좀 몸을 편안히 하려고 온갖 즐거움을 찾아 생활했다.
그러나 어찌 된 것인지 황제의 몸은 점점 여위어 가고 정신은 자꾸만 흐려져 갔다. 그래서 황제는 생각을 바꾸었다. 먼저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대궐에서 물러나오자 자연스럽게 음식도 검소하게 먹게 되었다. 거처는 그 옛날 무위(無爲)의 제왕인 대정씨(大庭氏)가 머물렀던 집에 들어앉아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석 달 동안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았다. 그때 황제는 낮잠을 자는 동안 태고 시절 무위의 제왕인 화서씨의 나라로 가서 놀게 되었다.
황제는 깜짝 놀랐다. 이 나라는 위정자도 없이 자연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욕심도 없고 자기를 위하는 일도, 남을 멀리하는 일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이니 미움이니 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강에 들어가도 빠져 죽지 않고, 불속으로 들어가도 타 죽지 않았다. 허공에서 잠을 자도 침대에 누워 자는 것처럼 편안했고, 험준한 산골짜기를 걸어도 힘들지 않았다.
또한 사물의 아름다움이나 추함에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지 않았고, 모든 사물의 모양을 초월한 자연 그대로의 자유롭고 충만한 세상인 것이었다. 황제는 꿈에서 깨어나자 돌연 맑은 정신으로 진리를 훤히 깨달을 수 있었다.
황제는 급히 환궁하여 대신들을 불러 모아 이렇게 말했다.
“짐은 지난 석 달 동안 방안에 들어앉자 심신수양에 전념하며 사물을 다스리는 법을 터득하려 했으나 끝내 좋은 결과가 없었소. 그런데 짐은 이번에 꿈속에서 비로소 그 진리를 터득한 듯싶소. 그것은 바로 마음의 탐욕을 비우고는 것이오.”
그 후 황제가 무위의 정치를 베푼 결과 천하는 태평성대를 누렸다.

마음을 비우고 욕심이 없는 나라가 진정으로 잘 사는 나라요, 국민이 행복한 축복의 나라이다. 그리고 정치인들은 국민의 진정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 제발, 이제는 조금 편하게 삽시다.

“국민은 모자라서 불만스러운 게 아니라 고루 먹지 못해서 더 불만스러운 것이다.”


『풍자문학』발행인
김태봉 배상

“국민들이여, 사람의 말을 믿어야지 어찌 짐승?”
“이번 국무총리의 몸값은 과연 얼마일까?”
2014/10/10 11:08:50 from 219.251.38.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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