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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습니까? 국민을 대신하는 자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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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반장을 뽑고 부반장을 뽑았다. 뽑힌 아이들은 많은 학생들의 일을 대신했다. 선생님의 심부름도 하고, 학급을 위해 미화정리도 했다. 위정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국가의 예산을 집행해서 국민의 보건과 복지를 위해 사용하고 환경과 교육, 문화에도 사용한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국방비에 많은 예산을 할애하고 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옛날 케케묵은 낡은 생각은 버려야 한다. 우리의 현명한 국민들은 흩어졌던 촛불의 뭉침으로 불안한 나라를 바로 세웠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저마다의 손에 촛불을 들고 평화로운 투쟁을 함으로써 전직 대통령과 그 비선 실세들은 구속되었다. 그 결과, 군주는 배이고 국민은 바다라는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실감하였다. “바다는 배를 띄울 수도 있고 엎을 수도 있다”는 것을 촛불을 든 민심을 통해 똑똑히 보여주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나라는 비선 실세들에 의해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 운명에 놓여 있었다. 애써 눈 막고 귀 막았던 국민들이 그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국정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가냘픈 촛불을 하나 둘 들고 일어섰다. 그 촛불은 어느새 들불이 되어 대한민국 곳곳에서 활활 타오르게 되었다. 그런데 남한의 이런 불안정한 시국에 북한의 도발이 없었다는 게 다행이며 또 한편으로는 신기할 따름이다. 물불 안 가리고 날뛰는 혈기왕성한 김정은이 조금만 생각을 달리했다면 남한은 한순간에 훅 갔을지도 모른다. 이것을 두고 하늘이 도왔다고 말하고 싶다.

지지난 정부의 경제대통령은 멀쩡한 4대강을 파헤쳐 2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국고를 낭비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1천만 원만 있으면 자신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라는 말까지 나오는 어려운 시국에서 말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을 이끈 주역들은 반성은커녕 아직도 4대강 사업은 대의를 위한 일이라고 하는데 어찌되었든 4대강 사업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헛 삽질이 되었다. 오로지 몇몇 대기업과 그 사업을 도모한 인간들의 배만 불린 꼴이 되었다.

인간은 자연의 이치를 거슬러서는 안 된다. 강물은 흘러야 제 몫을 다하는데 수중보를 설치하여 물의 흐름을 방해하니 강바닥은 썩어서 녹조가 끼어 ‘녹조 라떼’를 만들었다. 국민들에게 이 물을 이용해 엄청난 양의 소독약을 투하하여 정수했다고 하며 식수로 사용하고 목욕을 하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맑은 물을 녹조 라떼를 만든 이들에게 그 죗값으로 녹조 라떼 강물을 한 바가지 퍼서 벌컥벌컥 들이마시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경제대통령이 물러나자, 제 어머니의 참신한 이미지를 한껏 살린 대통령을 뽑았더니 나라살림을 어디 동네 아줌마들 잔치하듯이 청와대에 모여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을 정도로 기상천외한 행동을 하였다.
대통령 비서란 작자들은 대통령의 직무유기를 버젓이 보고도 눈감고 ‘십상시(나라를 멸망시킨 한나라 환관 10명)’를 자처하니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다. 또한 글로벌 기업의 총수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대통령에게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대통령을 사주하는 여인의 딸에게 수십억 원이나 하는 말을 뇌물로 바쳤다고 한다. 돈 썩는 냄새가 온 나라에 진동한다.

제자백가 중 인간의 호명지심(명예 추구)이 호리지성(이익 추구) 못지않게 강렬하다는 사실을 통찰한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한비자다. 《한비자》의 한 대목이다.

“지금 국민은 군주의 자리를 업신여기며 권력을 우습게 여기는 자를 두고 고상하다 말하고, 군주를 낮춰 보며 벼슬을 마다하는 자를 현명하다고 말하고, 이익을 무시하며 위세를 가벼이 여기는 자를 진중하다고 말하고, 법령을 따르지 않고 하고 싶은 바대로 행하는 자를 충실하다고 말하고, 명예를 숭상하며 관직에 나가지 않는 자를 정절이 뛰어난 열사라고 말하고, 법을 가벼이 여기고 형벌이나 사형의 중벌도 피하지 않는 자를 용사라고 말한다. 지금 백성이 명성을 추구하는 것은 이익을 추구하는 것보다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상황이 이럴진대 선비 가운데 먹을 것이 없어 극도의 빈궁에 빠진 자가 어찌 도인을 흉내 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수행하는 방식으로 명성을 다투려 들지 않겠는가? 세상이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는 것은 신하로 인한 것이 아니라 군주가 다스리는 도를 잃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촛불을 들고 도를 잃은 군주를 심판했다. 부패한 정권이 나라를 수렁에 빠트리는 것은 일순간이라는 것을 타국의 사례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바이다. 망한 나라의 국민은 목숨을 걸고 난민선에 오른다. 험한 파도 속을 부평초처럼 위태위태하게 떠돌며 이 나라 저 나라의 땅을 밟기 위해 구걸하며 울부짖는다. 그 과정에서 바다에 수장되기도 하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사람은 낯선 나라로부터 거부당하거나 더부살이로 온갖 수모를 겪어가며 살게 된다.

우리는 벌써 잊었단 말인가? 강제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일제강점기를 ….
우리는 나라 잃은 설움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국민이다. 그런데 또다시 그 전철을 밟으려 하는가. 제발 정신 차리기 바란다. 온 국민과 위정자들은 이 나라를 위해서 자신의 한 몸을 불사르겠다는 각오로 흐트러진 기반을 바로잡고 바른 길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나라에 도움이 될 인재를 모아야 한다.

그런데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인사문제는 어려운 모양이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공직 후보자 인사 청문회를 한다. 그런데 그 청문회라는 것이 후보자의 경력이나 실력, 그리고 앞으로 펼칠 정책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후보 개인의 사생활과 그 속에서 밝혀지는 온갖 치부에만 관심을 가진다. 그러니 후보자의 사생활은 민낯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망신이라는 망신은 다 당한 뒤 어렵게 그 자리에 올라야 한다. 어느 정부에서도 청백리 인사는 눈을 씻고 찾아도 잘 보이지 않으니 이 노릇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그런데 청문회에도 하나의 예외는 있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청문회 공직자 후보 중 현직의원은 그 자리를 수월하게 올라 ‘불패신화’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이다. 이러한 관행을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결국 제 식구 감싸기라고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청문회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자리여야 한다. 그런데 청문회를 이끄는 여야 국회의원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당리당약을 위한 인사청문회를 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인사가 원칙적으로 이뤄져야 나라가 안정되고 국민은 행복하고 배부른 법이다. 위정자들은 북한의 미사일처럼 빠르게 흐르는 세상을 직시해야 한다.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김정은에게 위협당할 수 있다.

초등학교 때는 ‘줄반장’이나 ‘위정자’나 동급이지 않는가. 지금 위정자들의 자리는 “국민을 대신하는 자리”임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발행인
김태봉 배상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가방은?”
"반말도 때에 따라서 듣기가 좋다?"
2017/07/13 08:00:39 from 1.231.22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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