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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김소연, 조회: 5526, 줄수: 190

부족한 것 많지만 책을 내고 싶어서요

제목: 책을 내고 싶은데요..
읽다가 싫증난 소설책도..

심심하면 다시 찾아 마저 책장을 넘기면서 시간이라도 보내고..

먹다 물리는 음식은 다른 사람이라도 먹게 남길 수 있고..

입다가 지겨워진 옷은 얼마 후에 유행이 돌아서 다시 입게 된다는데..

사람 마음은 그게 아니라서... 한번 틀어지면 돌아오지 못하나 보다.

전역을 4개월 앞둔 그 사람이랑 헤어져 줄 수 밖에 없었던 시간이 꽤 오래 지났다.

그의 부모님이..그가 제대하면...어학연수 수준을 넘어선...

아예 나 와는 만나게 못하게 하실 거라고 하니..

다른 나라 가기 전이라도 연락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하게 될 거 생각하면..

내게 못할 짓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내게 많이 미안할 거라고 한다.

부모님 입장이 바뀔 일이 없으니..

제대하면 분명히 헤어지게 된다고만 생각한다..

부모님 때문에 불안해 하고 맘아파할 내가 걱정되서 미리 헤어진다니..

근데 누구나가 자기가 선택한 일에 대해선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참아낼 용기가 생기는 거.. 난 그랬거든.

그 사람도 아무리 힘들긴 해도..사랑하는 사람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설득하고 용기 내야 하지 않나...

부모님의 반대가 헤어지는 이유가 된다는 건..

또 제대하고 나서 부모님을 설득해보지도 않고서 헤어진다는 건

너무 이르지 않나..

벌써 주저 앉는 그가 밉기만 하다

그의 부모님 편견을 모르고 사귄 거 아니니까..

난 죽은 척 하면서 참을 의지 있었는데...

그는 내 결심이 아무것도 아닌 줄로 알았는지...

자기 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서

보란 듯이 다른 사람과 꼭 행복하라고 한다.

참 우습다...

시작은 둘이 같이 했는데..헤어질 땐 혼자만 헤어지려 하고...

남은 사람에겐 또 다시 새로운 사람 만나서 둘이 되라고 한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지만..믿기 싫지만..

길을 가다가도..울어버리는 건..

아니 눈물보다도 울컥!! 하는 마음에 어지럽기까지 한 이유는

믿지는 않지만...이미 내 안에서 그 사람의 이별통보를 인정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바보같이도 ..

이렇게 헤어진 순간에도 누가 그 사람 욕할까봐 그를 변호하고 싶어서..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애써 감싸고 있다....

얼마나 부모님에게 시달렸으면 여자친구를 버릴 생각까지 했을까.

내 스스로가 그를 인정한 것 같아서 눈물이 나나 보다.

다시 원래대로 갈 수 없는 후회....매달리고 싶어도..그럴 수 없는 후회...

사방 팔방 그 사람 기억뿐인데.. 그 사람 생각 밖에 안 나는데..

헤어진 걸 인정하는 게 많이 힘들다..

얼굴보면 내가 더 힘들거라고..

전화로 헤어졌기에..

그 사람 얼굴이 너무 보고싶다

아직도 어리버리하게 멍하게 살고 있다.

헤어나지도 못하면서...집에 들어가면..헤어진 거 부모님 아시면..

그 사람 집에서 당신딸 밀어낸 거 속상해 하실까봐 티도 못내고

병신 같이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고 ..잘 놀고 떠든다..

그러다 방에 들어오면 또 울컥 눈물이 쏟아져서..

몸이 아픈 사람은 돈만 주면 치료하고 수술해서 .. 점점 나아지는데..

마음 다치면 돈 내고도 회복 못 하듯이..내 마음이 억울하다..

정말 말이 안 돼쟎아..헤어지는 이유도 황당한데..

얼굴도 못보고 헤어지는 건 말이 안 돼쟎아..

2년 넘게 기다리고 지낸 시간이 이런 거 밖에 안되는 건 말이 안 돼쟎아..

싫어져서 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게 날 위로 할 수는 없쟎아..

정말 진실로 소중한 그 사람의 인연이 이 정도라면..

다음에 올 새로운 인연은 이 정도도 안될 것만 같은데..

돌려 받을 수도 없는 마음이 너무 억울하쟎아..

정말..미칠 것 같아서....술 마시고 뒈져버리고 싶어서..

그러고 싶어서...견디기 너무 짜증난다..

바보같이도..."나랑 헤어지고서..그는 오래오래 날 기억해줄까..

다른 여자 만나도 날 기억하고 추억할까..

혹시 나랑 헤어진 죄책감에 다른 인연 만나기 힘들지 않을까..

나에게 미안한 마음 가져줄까..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이런 미친년같은 생각에 혼자 히죽거린다.

뒈져버리고 싶다 정말..

도움도 안 되는 술을 두달째 퍼마시고.

집에 와서 방문 잠그고 또 마시고.. 미치겠다

일요일이면 바리바리 도시락 싸들고 면회갔던 나였는데.

이젠 일요일엔 아무 할 일이 없다.

때 맞춰 울려주던 전화도 참으로 조용하고..

1층 우편함엔 고지서만 들어있고..

그에게 쓰려고 사두었던 편지지들은 이제 쓸모가 없네.

우표도 30장이나 남았는데..회사에서 쓰긴 아깝고....

어떡하면 좋을지.. 떨릴뿐이다

그가 군대에 간 후로..

난 내 생활의 시계는 그에게 멈춘지 오래됐는데

다른 세상의 시간으로 맞춰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다.

군에 있는 동안 기다려주는 게 내가 너무 기특하고..이쁘다면서..

세상에 나보다 이쁜 여자 없다며...

나만큼 착하고 진실된 사람 없다며..

나 아니면 다른 사람 안만날 거라며..

제대하면 곱창도 구워 먹으러 가고...

소문난 떡볶이 집에서 즉석 떡볶이도 먹고...

부대찌개 맛있는 집 가서 ..라면사리 추가해서 먹자며...

그리고...두고두고 내 옆에 있어준다며..

그 약속 이젠 나 혼자 어떻게 지워야 하니..

이미 헤어졌지만..
그 사람과 주고 받은 메일과..
편지 모음집 으로 책을 내고 싶은데..
뭐..어찌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몰라서요.
메일및 편지통수는 230-250통 정도 되고요..
가급적이면 원문 그대로 하고 싶습니다..
부득이하지 않으면..실제의 메일인데 수정하면 꾸미는게 되쟎아요.
그 사람이 너무 보고싶네요

이글에 대한 답변글 목록
부족한 것 많지만 책을 내고 싶어서요	김소연	2004/03/25
Re: 1: 부족한 것 많지만 책을 내고 싶어서요	운영자 김태일	2004/03/26

원고 검토해 주십시오.

동화책도 출판 연결시켜주시나요?

2004/03/25 15:08:46 from 220.117.11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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