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마우스를 거꾸로 잡는 아이

*지은이 : 김 현 숙

*발행처 : 한솜미디어

*쪽   수 : 240쪽/ 본문 2도 컬러인쇄

*판   형 : B6 (사륙판) 양장본

*정   가 : 9,000원

*출판일 : 2005년 7월 15일

*ISBN   : 89-90087-98-8 03810

                     경향신문 2005년 7월 25일자 기사

                         [가족]소설 ‘가시고기’실제모델 해성이의 편지

소설 ‘가시고기’ 모델로 매거진 X에 처음 소개돼 많은 독자들을 울린 임해성군(14). 그 어머니 김현숙씨(43)가 최근 ‘마우스를 거꾸로 잡는 아이’(한솜미디어)를 출간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일을 담은 책이다. 태어나자마자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로 5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아이는 어머니의 눈물겹고 가슴시린 사랑의 힘으로 14년동안 세상을 견뎌왔다.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해성군은 ‘졸라맨’을 본뜬 ‘해성맨’ 시리즈를 플래시로 만들어 자신이 만든 웹사이트에 올리는 청소년이 됐다. 다음은 해성군이 어머니의 책소식을 세상에 알리는 편지형식으로 구성한 기사이다.

여러분 안녕하셨어요? 저 해성이에요, 임해성. 제가 누군지 기억나세요? 예전에 소설 ‘가시고기’의 모델로 경향신문에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2002년 3월17일자 매거진X). 오랜만에 인사 드리려니 쑥스럽네요, 히힛.

이번에 제 손발이 되어주시는 어머니께서 저에게 주는 사랑의 글을 책으로 내셨어요. ‘마우스를 거꾸로 잡는 아이’랍니다. 저는 손가락 힘이 없어 키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대신 마우스는 사용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마우스를 거꾸로 잡고 클릭해야 돼요. 모니터에 보이는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니 처음엔 좀 헷갈리더군요. 그러나 이젠 다른 사람 홈페이지 구경도 다니고 알까기 게임도 잘 한답니다. 어머니는 5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제가 이렇게 씩씩하게 살아남은 이야기를 책에 남기셨어요. 그래서 책소식도 알릴 겸 이렇게 편지를 쓴답니다.

사실 3년전 제 편지가 경향신문에 나가고 난 뒤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격려 이메일을 보내주셨어요. 처음엔 화상 키보드로 열심히 답장을 썼는데 편지가 너무 많이 오니 모든 분께 다 보낼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매거진 X를 통해 한꺼번에 답장을 쓰는 거예요.

저는 벌써 중학교 2학년이에요. 특수학교 선생님이 1주일에 두번씩 집에 와서 공부를 가르쳐주세요. 요즘은 방학이라 하루 종일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마우스를 누르는 힘이 더 약해지긴 했지만 아직까진 문제 없어요. 웹사이트(www.koreasma.com)도 새로 만들었는걸요. 저처럼 SMA(spinal muscular atrophy·척수성 근위축증)를 앓고 있는 친구들을 위한 사이트예요.

온종일 침대에서 누워 지내야 하고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병이지만, 저는 운이 좋은 편이에요. 아기 환자 중에는 말을 배우기도 전에 기관지를 절개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엄마랑 수다 떨 수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앗, 엄마~ 나 손 미끄러졌어. 빨리 와서 다시 마우스 위에 올려줘~.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오시는 엄마. 지난 겨울엔 얼마나 깜짝 놀라셨을까요. 제가 아주 많이 아팠거든요. 중환자실에 두달이나 입원했어요. 의사 선생님들도 “이번 고비를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며 고개를 저으셨대요. 하지만 저 임해성, 쉽게 물러설 리 없잖아요. 적들을 다 물리치고 씩씩하게 퇴원했죠, 으하하. 의사 선생님들이 더 기뻐하시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잠잘 때 꼭 산소 호흡기를 써야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어요. 꼭 전투기 조종사가 된 것 같아서요.

혹시 제가 마우스를 톡톡 두들겨 가며 만든 플래시 애니메이션 보셨어요? SMA 홈페이지에 올려 놓았는데. 플래시 애니메이터 되는 게 소원이었거든요. 그러나 남자의 변심은 무죄. 요즘은 요리사도 해보고 싶어요. 텔레비전 요리 프로그램에서 보니까 멋지더라고요. 게다가 저는 치킨 없이는 못 사는 닭고기 귀신 아닙니까. 훌륭한 닭요리를 만들어서 엄마, 아빠, 형이랑 맛있게 나눠먹을 거예요. 엄마가 가끔씩 ‘유모차 타고 외식하러 가자’고 하시지만 주말 저녁에 나가는 건 싫어요. 그 시간에 제가 좋아하는 메뚜기 유재석 형이 TV에 나오니까요. 유재석 형한테 열중하면서 저녁밥을 먹다보니 어떨 때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니까요. 유재석 형을 한번 만나봤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제가 비록 얼굴은 동안이지만 사춘기 청소년이잖아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요새 들어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아, 맞다. 꾸준히 이메일을 주고 받는 여자친구는 있어요. 전남 순천에 사는 송이. 제가 사는 경기 일산과 순천은 너무 멀어서 만난 적은 한번도 없지만요. 송이야, 우리 올해는 꼭 만나자.

편지를 길게 썼더니 조금 힘드네요. 저의 생활을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마우스를 거꾸로 잡는 아이’라는 책을 보세요. 책 다 읽으시면 SMA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인사도 남겨주세요. 이번에는 한분 한분께 답장 해드리도록 노력할게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글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사진 김영민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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