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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공부 한번 해보실래요?

책 속의 노년(85) :

<아름다운 노후를 위한> 정신건강 365

윤화중 지음

ⓒ2005 한솜미디어 발행

정가 15,000원

256쪽 사륙배판 2도인쇄

 

                                                                                                                   유경 기자

어렸을 때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언니와 나를 볼 때마다 쯧쯧 혀를 차시던 아버지께서 다 늦게 드라마 재미에 푹 빠지셨다. 시간대를 고려하지 않고 무심코 전화를 했다가는 건성 받으시는 통에 꼭 다시 걸어야 한다.

시간을 정해 놓고 운동도 하고, 노인복지관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동창들과도 자주 만나는 편이시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하루 스물네 시간은 꽉 차 있지 않은 시간이기에 그 자리를 채워주는 텔레비전은 각별한 친구일 수밖에 없다. 

책 <아름다운 노후를 위한 정신건강 365>의 저자 역시 하루 종일 텔레비전 앞에만 앉아 계시는 칠십 후반의 아버지를 보며 걱정하는 마음에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현직 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의 창의력과 논리력 신장에 오래도록 관심을 가져온 배경이 노인을 위한 정신건강 유지법을 담은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1부 정신건강 365일'에는 정신건강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77개의 프로그램이 실려 있는데, '▲소중한 친구 이름 적어보기 ▲가족의 전화번호 적고 외우기 ▲사랑하는 가족의 생일 달력 만들기 ▲가족 별칭 짓기 ▲기억에 남는 음식과 음식점 써보기' 같은 장에서는 어르신들이 직접 글씨를 써넣고 그것을 외우는 연습을 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중간 중간 '우리나라의 산, 세계 여러 나라의 수도, 역대 올림픽 개최지, 역사적 인물, 구구단, 동시, 시조, 우리나라의 국보' 등을 익히며 외울 수 있도록 집어넣었다. 그리고 쉬어 가는 코너에는 '▲정신건강을 위한 손 체조 ▲9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법 ▲습관을 바꾸면 25년 더 산다 ▲정신건강을 위한 10가지 생활 수칙' 등을 배치해서 공부하는 어려움을 덜어주고 있다.

'2부 정신건강을 위한 두뇌활동 촉진 프로그램'에는 '십자말풀이(crossword puzzle) 만들기, 낱말 탑 완성하기, 만약에 놀이, 수수께끼, 숨은 그림 찾기, 미로 찾기, 재미있는 수학 문제' 등을 모아 어르신들이 간단하지만 머리를 쓰며 풀어나가도록 구성하였다.

한 번 죽 읽고 치워놓는 책이 아니라 곁에 두고 하루에 한 주제씩 차례대로 해나가고, 때로는 반복할 수 있는 학습장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부모님을 생각하며 만든 책답게 글자가 큰 편인 것도 반갑게 다가왔다.

이 책의 처음부터 시작해 차례대로 활동을 하고 빈 칸을 꼼꼼히 채운다면 '좋은 추억, 나의 생활의 지혜, 자신의 장단점 찾기, 생각나는 베품의 기억' 같은 것은 나중에 자녀들에게 남기는 부모님의 교훈으로 보관할 수도 있겠다.

아쉬운 것은 우선 글자를 아시는 분만 이 책을 활용해 정신건강 촉진 활동을 하실 수 있다는 점이다. 문자나 숫자 해독을 못하시는 분은 누군가 이 책을 사용해서 일일이 말씀을 드리고 함께 하면서 도와야 한다.

또 하나, 이 책을 교재로 해서 2명 이상 같이 두뇌 활동 촉진 프로그램을 할 경우 서로 나누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 복지관이나 주간보호센터(몸과 마음이 허약하신 분들을 낮 동안 돌봐드리는 시설) 등에서 단체로 사용하려면 조금 손을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도 부모님께서 '어떻게 하면 총기를 잃지 않으시고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며 사실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자식의 마음이 넉넉히 담겨 있어 그 정성만으로도 저자의 부모님은 행복하실 것 같다. 나도 부모님께 텔레비전만 보지 마시고 두 분이 나란히 앉아 이 책을 펴놓고 번갈아 공부 한 번 해보시라고 권해드려야겠다.  

유경 기자는 7년 동안 기독교방송(CBS) 아나운서로 근무하면서 노인 방송을 통해 노년의 삶을 보기 시작했다. 사회복지사로 4년간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어르신 사랑 연구 모임'(http://cafe.daum.net/gerontology/)을 운영하며 노인대학 강사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 책·영화 등의 매체는 물론 일상에서 만나는 노년의 모습을 겉으로 드러내, 끊임없이 우리의 노년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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