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산

*지은이 : 한 필 수

*발행처 : 한솜미디어

*쪽   수 : 368쪽 / 본문 올컬러 인쇄

*판   형 : 신국판(A5) / 반양장

*정   가 : 18,000원

*출판일 : 20211230

*ISBN   : 978-89-5959-551-8 (13980)

 이 책은?

대한민국 구석구석 꼭 가봐야 할 산객 대표 탐방지 62선
 
본서의 저자는 언론사를 퇴직한 다음 날부터 산을 오르고 섬을 걸으면서 글을 쓰는 일에 매진하였다. 가끔은 한겨레신문과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에 칼럼을 기고하고 전남일보에는 남도의 명산과 외딴 섬들을 세상에 알리는 <남도명산기행>을 연재하고 있다.
 
30여 년간 찾아 나섰던 현장의 흔적을 <대한민국 구석구석 꼭 가봐야 할 산객 탐방지 62선>라는 부제를 얹고 여기 책 한 권을 펴냈다.
산을 오를 때, 섬으로 떠나는 배를 탈 때 이 책이 요긴한 길라잡이가 돼 주기를 희망한다.
 
 
 
작가의 말 / 들머리에 서서
 
산이 거기 있어 산으로 간다.
산이 없으면 산에 갈 일이 없다.
산은 변덕을 부릴 줄 모른다.
태풍이 몰아치고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잔가지 몇 개 부러지는 것으로 꿋꿋이 이겨낸다.
산은 언제나 늠름하다.
비가 그친 다음 날 아침, 말끔히 세수한 산의 얼굴을 보라.
 
산은 사람을 경계하는 때도 더러 있다.
잔뜩 흐린 날씨에 악천후가 닥치면 오지 말라는 신호다.
산은 오르라고만 있는 게 아니다.
바라만 봐도 산은 산이다.
 
산이 없다고 가정해 보자.
삭막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마음은 덩달아 빈곤해질 터다.
 
산은 정상을 정복하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다.
사람들은 기를 쓰고 오르는 데 익숙해져 있다.
내려오는 바닥이 정상일 때가 더 많다.
아래의 바닥이 정상이다.
 
배낭을 꾸릴 때의 기분을 어찌 말로 표현하랴.
산처럼 살면 산을 닮을 것이다.
산처럼 살면 언젠가는 산으로 갈 것이다.
산이 거기 있어 산으로 간다.
내려오기 위해 산을 오른다.
 
 책속으로... 
 
 막배 놓치고 그냥 섬에 눌러 살자
금오도 ^^ 전남 여수 / 3월
 
함구미 - 용머리 해안 - 직포 삼거리 - 매봉전망대 - 비렁다리 - 심포 - 막포전망대 - 장지
 
 
봄엔 남녘이 궁금하다. 봄날엔 섬으로 가는 배를 타고 싶다. 해마다 겨울이 깊어지면 남녘의 섬을 그리워한다. 동백이 피는 계절만 되면 동백으로 몸살을 앓고 동백이 어른거려 밤낮으로 안달을 한다. 봄볕 먼저 드는 금오도 비렁길을 걸어본다. 신분증을 확인하고 배에 몸을 실었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도 아닌데 승선절차가 엄격하고 까다롭다. 내색은 안 하지만 세월호 사건의 영향임을 다 안다.
 
태화도에 물살 한 번 일면 금오도까지는 반 시간 거리다. 작은 섬의 산중턱으로 집 하나와 갯바위를 앞마당으로 둔 빨간 지붕의 또 하나의 집은 외롭지 않다. 온종일 턱 괴고 금오도를 오가는 여객선을 바라보니 심심하지도 않을 것이다.
여천항에 접안하자 한걸음으로 내렸다. 함구미에서 시작되는 용머리 해안은 시야가 확 트인 수달피비렁이다. 언덕마다 방풍밭이다. 아름드리 해송이 작은 포구를 지키는 직포 삼거리가 매봉전망대로 향하는 비렁길 1코스의 초입이다.
 
해송이 포구를 지켜주는 것일까, 포구가 있어 해송이 사는 것일까. 장정 두 사람이 마주 보고 껴안을 만큼 다 자란 해송이니 오래전부터 함구미 마을의 당산나무였을 것이다. 성황당은 보이지 않는다. 돌 세 개를 놓고 절을 세 번 하고 마지막으로 침을 세 번 뱉으면 재수가 좋다고 했는데 돌만 세 개 놓고 삼거리를 지나간다. 바닷물이 밀려왔다가는 멀어지고 다시 찾아와서 머무르며 바다와 해송과 포구는 매일 만난다.
 
간간이 황토 흙다짐의 여유 있는 오솔길이고, 발아래 바다가 보이는 바위능선 길인데 쓸데없이 데크 조각을 깔지 않아서 너무 좋다. 동백꽃 파다하게 핀 언덕이 끝나면 소사나무 계곡이고 돌담을 지나면 동박새 울음소리 청아한 아침나절로 햇볕도 곱다. 금오도의 해안
트레킹 전 구간이 다 절경이지만 굳이 콕 짚어 좋다 할 수 있는 구간을 들라면 3코스의 매봉전망대와 4코스 사다리통전망대가 선경이라 하겠다. 기암절벽의 갯바위에는 여지없이 강태공들이 자리를 차지한다. 감성돔 역시 절경을 찾아다닌다는 것을 잘 아는 강태공들이다.
 
오늘날 금오도 비렁길이 섬으로서의 빼어난 선경으로 존재하기까지는 금오도 사람들의 고집이 한몫했다는 사실을 탐방객은 기억하자. 여느 섬들은 육지와 섬이 서로 닿도록 다리를 놔달라고 성화를 부렸으나 이곳 금오도 사람들은 개발이 늦어도 좋으니 제발 이대로 두라는 우직함이 지금과 같은 비경을 간직할 수 있었다. 금오도 사람들의 판단이 옳았다. 2006년도의 일이다.
 
비렁길을 국어사전에서 찾을라치면 아예 검색이 되지 않는다. 제주 올레길이 골목길을 뜻하는 제주에서만 사용하는 제주 방언인 것처럼 비렁길 역시 벼랑을 일컫는 여수지방의 사투리다. 지심도만큼은 동백이 덜할지 몰라도, 오동도 섬처럼 동백나무의 숲이 좀 작을지는 몰라도 금오도 역시 천지가 동백 숲이다.
 
동백은 어떤 꽃인가, 겨울에 피는 꽃이지만 슬며시 봄을 언질하는 꽃이다. 얼어붙은 땅을 비집고 꽃대를 올리는 너도바람꽃도 동백이 피고 난 후에야 꽃을 피우고, 눈 속의 복수초도 동백이 어느 정도 피었는지 눈치를 보며 샛노란 흔적으로 봄을 알린다. 처녀치마도 동백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보름밤을 더 지내야 꽃이 핀다. 동백은 한겨울의 모진 설움을 안고 피는 꽃이지만 설렘으로 가득한 꽃이다. 온 세상이 냉랭한 절기에 선혈처럼 뜨거운 심장을 갖고 피는 꽃이 동백이다.
 
동백은 왜 이토록 붉은색으로 꽃을 피울까. 동백은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를 지녔으나 향기가 없는 꽃이다. 대부분의 꽃들이 곤충에 의해서, 혹은 바람의 영향으로 수정을 하는데 반해, 동백은 동박새가 동백꽃 속을 뻔질나게 드나들어야 꽃가루받이를 하는 이른바 조매화(鳥媒花)의 꽃이다. 만일 동백이 흰 꽃이거나 노란색이었다고 가정해 보자. 향기도 없는 동백꽃을 동박새라고 거들떠보기나 했었을까 말이다. 이보다 생존본능의 몸부림이 간절한 꽃이 또 있으랴. 절정의 순간에도 미련을 두지 않는 꽃이 동백이다. 나무 끝에서 한 번 피고 땅바닥에 떨어지면서 또 한 번 피는 꽃, 핏빛 강렬한 꽃으로 피어나서 설움으로 몸살을 앓다가 꽃봉오리째 마당으로, 발등으로 뚝 떨어지는 꽃이다. 그러기에 동백은 낙화(落花)가 아닌 절화(切花)의 꽃이다.
 
막포전망대에서 바다를 본다. 어떤 배는 붉은 깃발을 내걸고 만선으로 포구에 들어오고 또 어떤 배는 밤새 던져놓은 통발을 건져 올리고 있었다. 장지 방파제를 돌아 나오는데 대발 위에서 미역을 말리던 여인은 다시 방풍밭으로 간다. 바닷물이 잠시 썰물이 되어 마실을 나갈 적에도 섬에 사는 아낙들은 갯벌로 나가 조개를 캐고 똘쟁이를 잡고 굴을 깐다. 섬사람들은 다 부지런하다. 그도 그럴 것이 빈둥빈둥 놀기만 좇는 사람은 섬에서 눈치가 쌓여 살지 못한다.
 
장지 방파제는 비렁길 5코스의 날머리다. 해솔 우거진 벼랑에서 넋이 나가고 대숲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 동백꽃 붉은 담을 돌아 나오면서 또 한 번 넋을 잃었다. 작은 포구에서 입가심도 못 하고 반은 걷다가 반은 뛰면서 여천여객선터미널로 향하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여수로 나오는 배를 탔다. 지그시 눈을 감는데 벼랑 끝 바위와 바다가 어우러진 매봉전망대가 눈에 어른거린다. 그렇다. 해송 숲 사이로 햇발이 간지럽거든 앞섶 단추 하나 풀어보자. 금오도 비렁길로 동백꽃이 붉거든 단추 하나 더 풀어보자.
 
<한걸음 더 들어가는 멘트>
비렁길은 벼랑을 뜻하는 여수지방의 사투리다. 제주의 올레길은 제주의 방언으로 집으로 통하는 작게 난 길을 뜻한다. 강릉의 바우길 역시 강원도와 전라도에서 흔히 써왔던 방언이다. 설악산의 귀때기청봉은 귀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이렇듯 방언이나 사투리가 지명으로 남아 고유명사로 굳어진 사례가 더러 있다.
 
- < 이하 생략> -
 
 
 이 책의 차례
 
 
들머리에 서서 / 4
 
01. 막배 놓치고 그냥 섬에 눌러 살자 / 금오도 10
02. 바다와 동백과 편백나무 숲이 있는 산 / 팔영산 16
03. 흑산도에 가면 홍도가 있다 / 흑산도·홍도 22
04. 달이산 찍고 천태산 암릉으로 / 달이산·천태산 30
05. 서편제길에서 세마치 두 장단을 메기다 / 청산도·보적산 36
06. 원앙을 본 그날이 길조였다 / 도봉산 42
07. 옥녀는 절세미인이었다 / 사량도·옥녀봉 48
08. 깨달음에 이르는 영산 / 월악산 56
09. 진짜 대부도는 안산에 있다 / 대부도 62
10. 바다를 보고 사는 보리암 / 금산 68
 
11. 꽃그늘 아래서 서성이다 / 능가산 74
12. ‘어야디야’ 거문도 뱃노래 / 거문도·불탄봉 80
13. 그대는 천상의 화원을 아시는가 / 황매산 86
14. 욕지도 비렁길로 봄이 오더라 / 욕지도 92
15. 갈까마귀 떼로 덮치던 향적봉의 눈보라 / 덕유산 98
16. 바다로 간 달마 / 달마산 102
17. 환상의 섬이 아니고 환장하는 섬이다 / 소매물도 108
18. 쟁기로 논갈이하는 다랭이마을 / 설흘산 114
19. 용머리 해안으로 핀 연꽃 / 연화도 120
20. 제비가 날면 여름이었다 / 제비봉 126
 
21. 정선(鄭敾)의 흔적은 찾을 수 있을까 / 두타산·무릉계곡 130
22. 꽃무릇 길은 미륵불이 걷는 도솔천이다 / 선운산 134
23. 보리밭에서 혼사를 올린 젊은이에 대하여 / 취적봉 140
24. 그 섬에 가서 매점이나 차릴까 / 대청도·삼각산 146
25. 고뿔을 메고 몸살을 지고 산으로 간다 / 지리산·천왕봉 152
26. 일출의 실루엣을 담다 / 삼문산 158
27. 연중 딱 한 번 친견할 수 있는 봉암사 / 희양산 164
28. 영취산과 여수 돌게장정식 / 영취산 170
29. 내연산 20리를 적시는 열두 개의 폭포 / 내연산 176
30. 여름에게 길을 물어본다 / 각흘산 182
 
31. 도란거리다가 조잘대는 개여울 / 소백산 190
32. 해남과 강진을 잇는 주작과 덕룡 / 주작산·덕룡산 196
33. 공룡능선에서 설악을 품다 / 설악산·공룡능선 200
34. 두 귀가 있어 세상 이야기를 듣는다 / 마이산 206
35. 청풍호의 새바위를 아시나요 / 가은산 212
36. 구시월이 절정인 불갑산 상사화 / 불갑산 218
37. 바다엔 봄이고 성인봉은 겨울이다 / 울릉도·성인봉 224
38. 치악산에 가면 황장금표(黃腸禁標)가 있다 / 치악산 230
39. 달 뜨는 월출산 / 월출산 236
40. 금강산 초입은 고성이다 / 금강산·신선봉 240
 
41. 한라산과의 해후 / 한라산 246
42. 십이선녀탕에서 선녀를 만나다 / 십이선녀탕계곡 250
43. 억새능선을 오르면 남자도 가을을 탄다 / 화왕산 258
44. 올려다보는 단풍만 최고더냐 / 오대산 264
45. 노란 완장을 찬 사내가 그립다 / 가리왕산 268
46. 하트 하나 가슴에 심다 / 대야산 274
47. 숨은벽은 어디에 숨었을까 / 북한산·백운대 278
48. 영남알프스라 부르는 까닭을 아는가 / 신불산·간월산 284
49. 가을마다 여심을 붙잡는 대둔산 / 대둔산 288
50. 옥정호에서 쓰는 가을 편지 / 오봉산·옥정호 294
 
51. 구례와 남원과 하동 땅의 삼도봉 / 지리산·삼도봉 302
52. 단풍이 벌써 끝물이더라 / 강천산 308
53. 누이의 손톱 위 꽃물은 단풍의 색깔이었다 / 내장산 314
54. 평생 한 번은 오라는 봉정암 / 설악산·봉정암 320
55. 관악산 정상은 연주봉의 웅진전 / 관악산 326
56.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함백산 / 함백산 330
57. 해남을 아직도 땅끝이라고 믿느냐 / 두륜산 336
58. 산호초 눈꽃의 계방산 / 계방산 342
59. 밤열차를 타고 떠나는 번개 산행 / 태백산 348
60. 진도에 불쑥 솟아오른 동석산 / 동석산 354
 
61. 너는 누워서 크는 게 팔자더냐 / 황정산 360
62 가야 해 가야산 나는 가야 해 / 가야산 364
 

 지은이 소개

지은이 _ 한필수
 
•(전)강릉문화방송 아나운서
•(전)원주문화방송 아나운서, PD, 기자
•(전)원주문화방송 보도부장
•(현)글로벌금융판매 베스트총괄 미래지사 설계사
 
•한겨레신문,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 칼럼니스트
•전남일보 <남도명산기행> 연재

* 본 도서는 교보, 영풍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전국 유명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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