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산티아고 순례길 33일

*지은이 :  병

*발행처 : 한솜미디어

*쪽   수 : 232쪽 / 본문 옵셋 인쇄

*판   형 : 국판(A5) / 본문 올칼러 / 반양장

*정   가 : 12,000원

*출판일 : 2018128

*ISBN   : 978-89-5959-501-3 (03980)

 이 책은?

아! 드디어 10여 년 벼르던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온전히 걷고 왔다.
나는 오래전부터 유럽 여러 곳을 배낭 메고 발 닿는 대로 걸어보고 싶다는 꿈을 꾸어 왔다. 하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니 말이 통하기를 하나 경비 또한 만만치 않고… 그래서 그저 꿈으로만 간직하고 흘려보냈다.
 
그런데 10여 년 전 우연히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기를 읽고는 ‘아하, 이거다.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 꼭 한 번 해야지!’ 다짐했다. 그러나 시간이 그리 여의치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드디어 시간이 자유로워졌지만, 구체적으로 계획해 보니 그 또한 상당한 준비와 각오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지난 연말, 가까이 지내는 후배 한 사람이 산티아고 순례길 한번 가보자고 하였다.
이런 좋은 기회가 또 없다. 당장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드디어 4월 30일 인천을 떠나 5월 2일부터 6월 3일까지 꼬박 33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20~30km를 걸어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온전히 걷고 공인인증서를 받아왔다.
 
일흔여덟의 나로서는 감회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출발 전 과연 내가 그 먼 길을 무거운 배낭 메고, 불편한 잠자리에 먹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나이도 있는데 무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많았다. 따라서 출발 때까지는 건강하게 끝까지 온전히 걷는 데만 관심을 두고 배낭 무게를 최소화하되 현지에서 부족한 것이 없도록 오직 장비 점검과 걷기 연습에만 온 관심을 기울였다.
 
그런데 막상 현지에서 며칠 걸어보니 이 정도면 끝까지 걷는 데 큰 무리가 없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출발 때의 그 긴장과 흥분이 차츰 가라앉으니, 매일 매 순간 지나가는 이 아름답고 경이로운 장면을 그냥 흘려버리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순례길은 매일같이 새벽 껌껌한 침대를 더듬어 배낭을 꾸리고 아침식사는 하는 둥 마는 둥 하고선 계속 6~7시간씩 전혀 낯선 길을 걸어야 하는 숨 가쁜 일정이다. 따라서 그때그때 보고 느낀 것은 많으나, 시간이 지나면 그냥 뭉뚱그려 ‘아! 참 좋았다’ 하는 정도지 구체적으로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나같이 나이가 든 사람은 따라 걷기만도 바쁜데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어렵더라도 순례길 중 보고 느낀 것을 조금씩 메모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하! 이럴 줄 알았으면 배낭 무게를 줄이고 걷는 데에만 신경을 쓰지 말고, 순례길에 관한 전반적인 자료도 좀 더 찾아보고 왔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했다. 더욱이 나는 스페인어는 고사하고 영어도 거의 소통이 되지 않는다.
 
자연히 이 기록은 일관성 있는 스토리도 없고 내용도 아주 단순한 현장 모습뿐이다. 또한 매일 매 순간 보고 느낀 것을 메모한 것이므로, 내용이 여러 번 반복도 있고, 아주 지엽적이고 사소한 것도 있고, 사실과 조금 차이가 나는 개인적인 느낌도 있다.
 
이 순례길, 가는 곳마다 전설과 사연이 있지만 잠시 바쁘게 지나는 나 같은 순례자는 모두 알 수도 없고 모두 찾아볼 수도 없다. 인터넷 검색을 통하면 기존의 수많은 여행기, 안내서 등 정보자료가 있기에 나는 그저 내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만을 기록한다. 젊은 사람들은 현지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숙소며 관광지며 온갖 정보를 다 찾아보고 있었다. 정말 부럽고 좋은 세상이다.
 
이 순례길 일기를 정리하고 보니 나의 생각은 어디에도 없고 아무런 감동 없는 엉성한 현장 르포 같다. 처음 의도는 순례길 현장의 실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전하므로 이 순례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는데, 결국 이도저도 아닌 내용이 되었다.
 
책으로 내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나로서는 평생에 그리 쉽지 않은 감동적인 경험이었기에 기록으로 남겨 보관하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었다.
 
본문 <들어가면서> 중에서 발췌
 
 
 책속으로... 
 
산티아고 순례길 33일 13
 
출발 준비
 
지난 2월 초 어느 날 일이 있어 외출하려는데 전화가 왔다.
“아! 예~”
“선배님, 비행기 예약했어요?”
“음… 음. 그게, 아직….”
“아, 선배님이 예약해야 저도 같은 비행기 예약하지요. 아직도 안 하고 뭐하세요?”
“아, 그게 그런데….”
“망설이지 말고 빨리 예약하고 알려주세요.”
“아, 그럼 그러지. 알았어요.”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지난 연말 송년 모임에서 약속한 일이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다시 가만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내게 좀 무리일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내가 반대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결심이 서질 않아 망설이며 후배에게는 뭐라고 말할지 고민하고 있는 중인데 또 전화가 왔다. 결국 아내와 상의 없이 먼저 2월 17일 비행기부터 예약하고 또 한참을 망설이다 각오 단단히 하고 사실을 털어놓고 양해를 구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아내가 별 거부 없이 쉽게 동의한다. 좀 의외다. 물론 나 혼자가 아니고 학교 후배와 함께 가는데, 그 후배는 여러 나라서 외교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믿음직한 사람이라고 조금 안심할 수 있게 설명했다.
 
자! 이제 10여 년 벼르던 나의 버킷리스트 하나를 실천한다. 그간 순례길 안내책자를 여러 번 보았고, 여행기도 몇 권 읽었다. 곧장 준비물 체크리스트부터 다시 정리하고 무엇보다 체력 단련이 우선이다. 바로 걷기 연습에 들어갔다. 나는 걷는 것에는 어느 정도 자신 있다. 거의 매일 10~15km를 걸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부터 허리가 이상하다.
구부리질 못하겠다. 어! 이건….
곧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10여 일이 지나도 여전히 불편하다. 여기서도 이런데 스페인까지 가서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장거리를 걷는 것이 가능할까? 순례길 현지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겨우내 굳어 있던 허리가 갑자기 무리해서 한 운동에 좀 충격이 간 듯하다. 그만둘까? 그만두면 후배에게는 뭐라고 변명하나? 그럼 그 후배는 또 뭐라고 할까? 온갖 생각, 궁리를 했다.
그러다 내가 이 길을, 이 힘든 길을 무리해서 도전하는 이유, 목적이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 정말 내가 왜 이 먼 길을 힘들여 걸으려고 하는가? 종교적 신앙인가? 별로 아니다. 그럼 무엇 때문인가?
 
그 유명한 산티아고 순례길,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이 도전의 가장 큰 동기였다. 나이가 들어가니 젊었을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나이 든 사람의 모습이 더 잘 보인다.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고 꼿꼿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대개는 흐트러지고 구부러진 모습으로 생활 주변을 맴돌다가 결국 집안에서나 양로원 등에서 남의 도움을 받아가며 지내다가 끝나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순서다. 이 길은, 이 과정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그럼 그냥 멍하니 이 길을 기다릴 것인가!
아니다. 이 길에 접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전까지는 한번 도전해 보고, 또 내 삶 전체를 다른 환경에서 되돌아보고 싶기도 하다. 그래, 뭐 꼭 이유가 있어야만 하나? 그냥 한번 걸어보는 것이다. 집안에서만 맴돌기 전에.
 
크게 성공한 것, 이룬 것 없지만, 그래도 내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 어려운 길, 힘든 길을 넘고 넘어 지금 여기까지 왔다. 지금까지는 계속 나를 닦달하고 앙다물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어쩔 수 없는 막다른 길 아닌가. 이제는 나를 좀 내려놓고, 칭찬도 좀 하고 어루만져도 주고 싶다.
정말 아무런 구애 없이 먼 이국의 낯선 길을 여러 날 혼자 걷다 보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일지도 모른다.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우선 실행해 보라’고 했다. ‘한번 해볼 것을’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도전해 본 후 성공이든 후회든 하라고 했다. 그렇다. 더 망설이지 말자. 다짐한다.
 
여자가 해산할 때에는 근심에 잠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 때문에 그 고통을 더 이상 기억하지 않는다.
- 요한복음 16장 21절
<생략>
 
 -  <본문> 중에서 발췌
 
 이 책의 차례
 
들어가며 _ 004
출발 준비 _ 013
장비 목록 _ 022
인천에서 생장 피에드포르까지 _ 023
순례길, Start! _ 030
마치며 _ 223
 

 지은이 소개

지은이 _ 이병수(李秉洙)
 
•1941년 경북 영천 출생
•경북대학교 부속고등학교 졸업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교육행정학 석사)
•교육부 산업교육행정 심의관
•국무총리실 교육문화 심의관
•경상북도·인천광역시 부교육감
•The-K 서울호텔 대표이사 사장
•훈장 : 녹조근정훈장·홍조근정훈장
•저서 : 『삶 그리고 사랑』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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