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꽃밥(蕊)

*지은이 : 안 민 혁

*발행처 : 도서출판 한솜미디어 / 띠앗

*쪽   수 : 264쪽 

*판   형 : 신A5(신국판)

*정   가 : 9,000원

*출판일 : 2006년 5월 20일

*ISBN   : 978-89-5854-055-7 03810

 이 책은?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선생님의 시와 수필이 있는 도서로
첫번째 수필집 <가재>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1969년에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평생을 외길로 교육자로서 살아오면서 겪었던 이야기를 시와 수필로 표현했다.
여기에는 교육자로서 제자가 있고, 인생이 있고, 가족이 있고, 고독과 낭만, 교육자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읽는이로 하여금 문득 떠오르는 어린시절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을 제공해 준다.
시 한편 한편마다 주옥처럼 표현한 시구(詩句) 또한 가을하늘 은하수로 수놓은 밤을 보는 듯하다.
 책속으로...

우주의 역사 150억 년을 1년으로 압축하면 지구는 9월 14일에 태어났고, 최초의 인간은 12월 31일 오후 10시 59분에 태어났다. 유럽의 르네상스는 12월 31일 오후 11시 59초쯤 시작됐다.
〈칼세이건 - 에덴의 용에서〉
 
의사는 나를 이집트 파라오의 미이라가 누워 있던 관 같은 곳에 밀어 넣었다. 정수리부터 수없이 많은 전자파로 통무우 채 썰 듯 난도질해 IT의 여러 회로를 거쳐 컴퓨터 영상으로 조합해 들여다보고 절대주의자처럼 선언한다.
흰 가운은 제 후배들을 모아 놓고 알아듣지 못할 이국의 말을 법률용어처럼 나열하며 설명을 한다. 둘러선 흰 가운들은 반론이나 질문이 용서되지 않으며 애매하거나 무표정한 얼굴로 이국의 용어로 페이퍼 홀더에 끼워진 칸 많은 흰 종이에 적어나간다.
번들거리는 이마에 권위로 무장한 가운이 다가와 간단명료하게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시한부’를 자기만이 선고할 수 있는 최대의 권한으로 위엄 있게 선포하고 살찐 궁둥이를 실룩거리며 뒤따르는 그보다 젊은 가운을 대동하고 황제가 되어 나가버렸다.
남은 이들은 초라하다. 항변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것은 이미 예고된 운명이고 그 운명에 대항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본인의 욕심과 가족의 의리로 암담하고 차디찬 병실에 누워, 이미 예정돼 있어 짐작하고 있는 수순을 확인받고 어떻게 안 될까 하는 미련으로 자신과 주변을 암울하게 한다.
침상에서 일어나 앉아 간호사의 손끝을 수없이 보아온 나는 간호사보다도 더 능숙한 솜씨로 링거의 바늘을 제거하고 환자복을 천천히 벗는다. 환자복을 벗은 내 팔뚝에는 주사바늘 꽂았던 자리가 아픔처럼 남아있다.
병실에 앉아서 ‘시한부’의 기간을 멍하니 줄여가는 것보다 흙에서 자란 나는 흙과 가까이 가고 싶다. 파아란 하늘 아래 갓 갈아 놓은 밭고랑을 맨발로 딛고 서서 아카시아 향기가 물씬 풍기는 바람을 숨 쉬고, 노고지리의 지저귐을 들으며 살아있음의 기쁨을 즐기고 싶다.
나는 당장 달려가고 싶다. 희망 없는 암울한 분위기의 짓눌림과 한숨이거나 찬송가 소리에 진력이 나고 사무적으로 들락거리는 의사나 간호사의 방문도 이력이 났다. 아이의 까르르거리는 웃음도 없으며 새움이 트는 경이로움도 없이 답답하고 암울한 병실에서 남의 고통까지 함께 느껴야 하는 병실을 탈출한다.
내가 먹는 밥의 양보다 많은 알약을 쓰레기통에 확 쏟아 붓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병실을 나와 큰 길에 나와 섰다. 집으로 가야 할 나는 차비가 없다. 나를 부축하여 태워다 줄 낯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목사래 끈을 놓고 간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불안한 마음으로 멍하니 전봇대처럼 서 있을 수밖에 없다. 길 건너편에 멸치 몇 마리와 깨간장을 분홍색 보자기에 싸들은 아내가 삿대질 하듯 다급하게 손짓한다.
아내는 강아지 목에 묶은 줄을 끌듯 나를 다시 병실에 묶어둔다. 나는 아내의 무릎을 베고 다독거리는 손끝에서 투정하다 잠이 든다.
- 본문 <영> 중에서
 출판사 서평
 
어느 날 나풀거리는 나비가 거미줄에 걸렸다.
예쁜 것에만 가려 앉던 나비도 죽음 앞에서는 꿈이었다.
나는 이제까지 미워하기로만 살았다.
이제 나는 사랑하기만도 바쁘다.
지금까지 무심했던 것에 대해 한없는 애정으로 세세히 살펴
소홀함 없는 관심으로 미련 없이 사랑해야 한다.
나는
사랑
사랑할 수밖에 없다.
- 본문 <머리말> 중에서 
 
* 이 대목의 글이 저자의 심정이 너무도 잘 드러나 있어 출판사 서평을 대신합니다.
 이 책의 차례
꽃밥(蕊) _ 5
 
✿ 틔움
준비 _ 12
사랑할 수밖에 _ 14
수선화 _ 16
떠나고 싶다 _ 17
소르르 눈 감아 _ 18
봄 _ 20
전지(剪枝) _ 22
참 좋은 사람 _ 24
봄이라서 _ 25
사랑 _ 26
연가 _ 28
하늘이 사랑하시니 _ 29
목련 _ 30
봄비 _ 31
천렵 _ 32
채송화 _ 34
아카시아꽃 _ 35
사랑 _ 36
더덕꽃 피어 _ 38
나비 _ 39
웃음 _ 40
무당벌레 _ 42
찔레꽃 피면 _ 43
인동덩굴(金銀花) _ 44
앵두 _ 45
하루의 시작 _ 46
 
✿ 자람
화원 _ 50
오월 _ 52
연꽃 _ 53
처녀 _ 54
호박꽃 _ 55
순리 - 느티나무 밑에서 _ 56
아이는 _ 58
어른은 _ 60
정선 싸릿재 _ 62
아가씨 _ 63
모기 _ 64
뽕나무 _ 66
장마 _ 67
당부 _ 68
콩꽃 _ 69
연꽃 _ 70
자두 _ 73
칠월 칠석 _ 74
개복숭아 _ 76
엉겅퀴 _ 78
친구 _ 80
낚시 _ 82
홀로 하는 여행 _ 84
차이나 _ 86
천문산기(天門山記) _ 88
원가계 _ 90
팔월 십육일 _ 92
비밀 _ 93
임지 바뀐 날 _ 94
첫날 _ 96
부끄러움 _ 98
가슴앓이 _ 100
 
✿ 거둠
얼굴 _ 102
안개비 오는 날 _ 104
시월 이십삼일 무지개 뜨다 _ 105
밤 _ 106
위선자 _ 108
가을서시 _ 110
가을에 청하기 _ 112
가을바람 맞이 _ 114
가을 단상 _ 116
살면서 _ 118
산다는 게 _ 120
인생 _ 122
먹구름 끼인 날 _ 124
무심 _ 126
밤낚시 _ 128
망부석에 묻는다 _ 131
죽음 _ 132
코스모스 _ 133
돌부처 _ 134
단풍 _ 136
안개 짙은 출근길 _ 138
허망증 _ 140
바다의 절규 _ 142
가을 _ 144
생(生) _ 146
김장을 갈며 _ 148
고추를 따다 _ 150
돌연사 _ 152
까마귀 미워 _ 154
바위가 되고 싶다 _ 156
망우산이 이른다 _ 158
성황당 괄시 마라 _ 160
북어 _ 162
함박눈 _ 164
 
✿ 영 _ 166
✿ 바람 _ 188

 지은이 소개

안민혁

작품으로는
시와 수필 <가재>가 있다.
E-mail : ahn4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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