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풀밭 속의 개똥참외

*지은이 : 한 문 석

*발행처 : 도서출판 띠앗

*쪽   수 : 320쪽 

*판   형 : 신A5(신국판)

*정   가 : 10,000원

*출판일 : 2007년 8월 5일

*ISBN   : 978-98-5854-048-9 03810

 이 책은?

40여년의 교육자의 평생의 삶과 철학이 담긴 도서!
 
39년 6개월, 한 사람 개인에게 자신에게 주어진 이 시간은 엄청나게 길다면 길게 느낄 것이다.
그것도 오직 교육자로 한평생의 삶이라면 더욱 놀랄 일이다. 바로 본서 <개똥참외>의 저자의 인생여정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본서에는 저자의 어린시절과 평생을 몸바쳐온 인생의 뒤안길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40여년의 교육자로서의 사상과 철학을, 교육을 후학들을 위해서
한 권의 보고(寶庫)로 남겼다.
 책속으로...

점심을 먹고 교장실에 앉아 있으니까 후식이라며 행정실에서 참외를 한쪽 가져 왔다. 내가 원래 좋아하는 과일(채소)이라 맛나게 먹다보니 문득 옛날 생각이 난다.
 
내가 초등학교 3~4학년 때쯤부터 십여 년간 우리 집에서는 참외를 심어서 장에 내다 팔기도 하고 인근 부대의 군인들과 동네 주민들에게도 팔아서 살림에 보탰었다.
마치 수박의 색깔처럼 초록의 농담(濃淡)으로 얼룩진 껍질을 벗기면 속살은 붉은빛을 띠며 향기를 뿜던 개구리참외, 색깔은 볼품없이 껍질도 속살도 연녹색을 띠지만 당도는 그 어느 품종도 따라잡지 못하던 청참외, 박처럼 연녹색을 띠면서도 크고 씹히는 맛이 아삭아삭하던 박참외, 감처럼 둥글납작하게 생기고 속살이 붉은 감참외, 유난히 배꼽이 크고 노란색을 띠며 향이 짙던 노랑참외 등 모양이나 색깔에 따라 이름 지어진 재래종 참외들이었다.
 
농약도, 비료도 없었고 농사용 비닐은 더 더욱 없었기에 기술이 부족하고 재배 조건이 까다로웠던 참외가 잘 열리지 않거나 병들어 썩거나 하면 신(神)이 노하여 부정을 탔다고 믿어 첫 수확을 할 때에는 밭 가운데에다 볏짚으로 주저리를 만들어 세우고 절을 하며 고사를 지냈다. 참외를 따러 들어갈 때에는 반드시 신발을 벗어놓고 들어가는 등, 참외밭은 그야말로 성역(聖域)이었다.
그렇게 신성시(神聖視)하는 참외밭을 서리라도 당하고 나면 온 집안이 낙심천만일 수밖에 없었다. 몇 평 되지도 않고 수확량도 보잘것없지만 우리 집 경제에는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참외밭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 참외밭이 하나뿐이었기에 서리도 자주 당하여 밤에는 원두막에서 형님들이 주무시며 지켰고, 여름방학(주로 수확하는 시기가 방학 기간과 일치하므로)에는 낮에 내가 많이 지켰다.
언뜻 생각하기에 시원한 원두막에 앉아 노래하고, 그림도 그리고, 공부하는 모습은 아주 낭만적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창 자라나는 어린 시절, 고삐 풀린 망아지같이 뛰놀고 싶은 나이에 날마다 꼼짝 못하고 갇혀 있어야 했고, 참외는 아무리 먹고 싶어도 팔아야 할 것이었기에 먹을 수도 없이 지키고만 있어야 했으니 고역의 원두막이었다.
 
간혹 나오는 기형(奇形)이나 쥐가 파먹다 남긴 상품가치가 없는 것이나 먹을 수 있었지만 그것도 식구가 많으니까 그리 실컷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더구나 다 커서도 자다가 오줌을 쌌던 나는 참외의 성분이 대부분 수분이기에 오후에는 부모님들과 형님들의 구박이 무서워서 그나마도 마음 놓고 먹지를 못했다. ‘오줌싸개’라는 죄로….
수확한 참외를 광주리에 담아 머리에 이고 십여 리 밖 도회지에 나가 뙤약볕 길가에 놓고 행인들을 상대로 소매하시던 어머니, 지게에 한 짐 지고 더 멀리 읍내에 나가 팔아서는 야바위꾼들에게 걸려 돈을 다 털리고 오셔서 아버지께 꾸중 듣던 큰형님, 인근 교육부대의 피교육생 군인들에게 외상으로 주고는 돈을 못 받아 안타까워하시던 작은형님, 큰맘 먹고 식구들과 나눠먹을 참외를 사기 위해 보리쌀을 퍼 담아 들고 오셨던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의 가난에 찌든 모습들….
그 모두 가난했던 시절의 가슴 아린 추억이면서도 그리운 향수이기도 하다.
 
그 참외의 수확이 다 끝나고 가을로 접어들면서 다른 밭에서 콩이나 조 등의 잡곡을 수확하다 보면, 또는 풀밭으로 싸다니다 보면 간혹 가녀린 참외 덩굴에 달걀만한 참외가 앙증맞게 열려서 익은 것이 있다. 바로 ‘개똥참외’다.
어렸을 때에는 개똥참외라는 것이 따로 있는 줄만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다른 품종이 아니라 사람이 참외를 먹고 밭에서 똥을 누었고, 그 똥에 섞여 나온 참외씨앗이 싹을 틔워서 저절로 자라난 것이다. <이하 생략>
 
- 본문 <개똥참외> 중에서
 출판사 서평
 
“성공한 자는 몸을 바치고 실패한 자는 혀를 바친다”라고 어느 여류 작가가 쓴 글귀가 생각난다.
39년 6개월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을, 나에게는 과분하기만 한 교직에 머물면서 ‘과연 나는 세 치 혀끝으로만이 아닌 온몸으로 실천하고 솔선했던가?’를 자문해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러면서도 물러나야 하는 시점이 다가옴에는 ‘그래도 좀 더 있을 수도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 솔직한 지금의 심정이고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인간(俗物人間)일 뿐이다.
 
뜻밖의 정치물결에 떠밀려 예상치 못한 정년 단축과 그로 인한 조기(早期)승진으로 그나마 짧아진 정년(停年)도 되기 전에 임기를 마쳤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명예퇴임’이라는 미명으로 물러남에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후배를 위하여…’라고 자위하며 마음을 다잡고 과거사를, 또는 그때그때의 마음을 별생각 없이 그냥 횡설수설 그려 보았다.
- 본문 <먼저 읽을 글> 중에서 
 
* 이 대목의 글이 저자의 심정이 너무도 잘 드러나 있어 출판사 서평을 대신합니다.
 이 책의 차례
먼저 읽을 글 _ 4
 
1. 아물지 않는 상처
국방경비대 _ 13
전쟁의 발발 _ 17
좌․우익 사이에서의 갈등 _ 20
혹독한 추위 속 피난길 _ 25
한 많은 윗방살이 _ 30
귀향 _ 34
어린 두 형제의 피난생활 _ 41
형님의 소식 _ 47
 
2. 되돌아본 흔적
비자금 _ 53
철부지의 더부살이 _ 56
인생연습 _ 59
개똥참외 _ 62
농번기 휴가 _ 66
가설극장 _ 69
검정고무신 _ 73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 _ 76
우산 _ 79
귀신과 도깨비 _ 83
학교급식 _ 88
가난과 무식함 때문에 _ 92
가전제품 이야기 _ 97
당직근무 _ 101
좋아진 교육환경, 인색해진
예산집행 _ 105
결식아동 _ 108
제식훈련 _ 111
책거리 _ 114
페니실린 _ 117
70년대의 유치했던 근로교육 _ 120
산림녹화사업 _ 124
무식하면 용감하다? _ 128
과욕이 부른 화 _ 132
똥싸개 _ 136
경연대회 _ 138
야만적인 체벌 _ 141
교수·학습지도안 _ 145
선생님의 용모 _ 148
평가 _ 151
3. 마음을 다스리며
인생무상 _ 157
소풍 _ 161
불효자의 한 _ 164
손님 _ 168
소장수 아들 _ 171
한국의 꽃 _ 175
공무원이기에 _ 178
밥상과 식탁 _ 181
무뎌진 감성 _ 184
십 년 같은 하루 _ 187
직업이라고 하는 것 _ 190
백수들의 황혼 _ 193
보고 싶은 선생님 _ 196
마지막 인사이동 _ 199
어린이들의 비행 _ 202
새소리 요란한 학교 숲 _ 205
자연공부 _ 208
봄의 향기 _ 212
기념일 _ 215
 
4. 횡설수설 잡기
비정상적인 사회 속의 정상인 _ 219
보신갈망 _ 223
전쟁세대와 전후세대 _ 226
사람의 입성 _ 229
신분의 변화 _ 232
역맛살 _ 235
멸치와 같은 아버지의 존재 _ 238
정이 많아서 모임도 많은 한국인들 _ 242
개 박살 _ 245
사라져버린 명절의 즐거움 _ 248
겨울 농사 _ 251
명품국민들의 아량 _ 255
서민들의 음주, 유흥문화 _ 258
자주감자와 막국수 _ 262
먹을거리 문화 _ 266
화장실 문화 _ 269
가정의례 _ 275
어린이의 꿈 _ 279
옥시기 _ 282
애완동물 _ 285
자녀들을 향한 독백 _ 288
이밥, 보리밥 _ 292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내 새끼 _ 295
세뱃돈 _ 298
이발소 풍경 _ 301
관찰력과 기억력 _ 306
일가와 가족, 그리고 식구 _ 309
어미의 품 _ 312
술(酒) _ 315
인간 욕구의 한계 _ 318

 지은이 소개

·1946년 강원도 춘천에서 출생
·1965년 춘천농·공고 졸업
·1968년 춘천교육대학 2년 졸업
·1989년 춘천교육대학 4년 졸업
·1968년 3월부터 강원도 월학, 구송, 영신, 대봉, 창촌, 남춘천, 춘천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1990년 3월부터 경기도 개군, 양수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1994년 3월부터 경기도 진건, 마석초등학교 교감으로 근무
·1997년 3월부터 경기도 연하, 장자, 덕소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
·2007년 8월 31일 퇴직
 
·E-mail : han46060@hanmail.netback


도서출판 띠앗, 도서출판 한솜미디어

(우:143-200) 서울특별시 광진구 구의동 243-22
대표전화 : 02-454-0492 | 팩스 : 02-454-0493
 
copyright (C) 1997-2007 ddiat, Hansom Inc. All rights reserved. 

관련 도서 보기

자녀교육
우리는 그곳을 빌라봉...
서울대 가기까지 우리 아이들
<가족> 이 세상에서 가장
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