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사랑은 유치할수록 아름답다

*지은이 : 이해용 글 / 박복규 그림

*발행처 : 한솜미디어

*쪽   수 : 239쪽 / 본문 흑백 옵셋인쇄

*판   형 : 변형신국판(A5) / 반양장

*정   가 : 12,000원

*출판일 : 2013년 12월 12일

*ISBN   : ISBN 978-89-5959-375-0 03810

 이 책은?

<추천사>
 
전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대하며…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입가에 엷은 미소를 머금기도 하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추억의 에피소드를 만나기도 한다. 어린 시절의 송사리낚시 얘기를 했다가 좌중으로부터 졸지에 허풍쟁이가 되어 답답해하는 그의 모습은 이에 작은 재미를 더한다.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이 이만큼 변했으니 그 얘기가 허풍처럼 들릴 수도 있었으리라. 그런 그가 어느 날 긴 세월을 같이 해온 친구에게 슬며시 원고뭉치를 내밀었다. 아마 벌레를 묶어 물속에 넣었다가 송사리가 물면 낚아채서 고무신에 담던 낚시의 추억을 공유한 탓도 있었을 것이다. 맞다, 단언컨대 그 시절의 송사리 낚시는 분명한 사실이며 그는 허풍쟁이가 아니다.
 
저자는 이처럼 척박한 토양과 가난을 딛고 이 땅에 풍요를 일구어낸 세대가 걸어온 질곡의 세월을 마치 어제 얘기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 학창시절 미팅에서 이루어진 짧은 만남과 이별에서부터 외할머니의 안타까운 소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면을 선명하게 되살려내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일상에 매몰되어 망각의 늪 속에 버려둔 삶의 조각들을 그는 차곡차곡 쌓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인간사회의 복잡한 현상들을 숫자를 통해 규명해 내는 학자답게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오묘함을 끄집어내 명쾌한 논리로 정리해 주기도 한다.
 
결코 우리의 삶이라는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저자의 삶에 관한 얘기는 바로 나와 이웃의 얘기이며, 때로는 잃어버린 과거와 변화된 현재를 넘나들면서 우리 모두의 미래를 걱정하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그리하여 그의 글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의 생각을 머물게 하고 잔잔한 메시지로 다가오지만 어느 것 하나 권위적이거나 진부하지 않다. 자연스러운 문체로 청소년 세대부터 은퇴 후 세대에 이르는 모두에게 편안하게 다가간다. 이렇듯 재미있게 접할 수 있지만 군데군데 묻어나는 저자의 인간적 향기와 성찰 그리고 지혜가 독자들의 시선 이탈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사실 저자 이해용은 오래전부터 글을 써온 수필가다. 『부지깽이 사랑』에 이어 오랜만에 두 번째 수필집 『사랑은 유치할수록 아름답다』를 펴냄으로써 이제 색깔이 돋보이는 작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애독자의 한 사람으로 그가 가는 길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많은 독자들의 관심과 함께 이순(耳順)을 지나서도 열정적인 집필활동을 하는 만년 청년작가 이해용의 다음 작품들이 벌써 기대된다.
 
(前)농림부차관/주덴마크대사 이 명 수
 
 책속으로... 
 
내 인생의 4막 4장
 
마누라가 쇼핑하는 데 따라가기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 역시 집사람과 동행해 본 지 참 오래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집사람이 구두를 사주겠다고 하기에 백화점을 따라간 적이 있었습니다. 구두 하나만 사가지고 백화점을 나오기가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집사람이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잠시 따라다녔습니다. 사지도 않을 물건을 만지고 걸쳐 보고 물어보기를 무려 몇 시간….
 
맨 정신으로는 따라다니기 힘들었습니다. 평소 집에서는 만사 귀찮아하던 집사람이 백화점에서는 밤하늘의 별처럼 눈이 반짝였습니다. 구경하는 데 넋이 나가 주변은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한마디 하고 싶은 충동이 목 바로 밑에까지 올라왔지만 후환이 두려워 입을 닫았습니다. 결국 나는 중도에 피곤하다는 핑계로 휴게실에서 쉬기로 하고 집사람은 혼자 구경을 좀 더 하기로 하였습니다. 휴게실에는 나같이 나이 든 사람과 어린애들 몇이 놀고 있었습니다.
 
몸을 의자에 기대고 멍한 눈으로 앉아 쉬고 있는데 옆에 있던 꼬마는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신이 나서 놀고 있었습니다. 꼬마가 귀엽게 생겨서 “꼬마 몇 살?” 하고 물었습니다. 꼬마는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세 개를 펴고 두 개를 오므려서 내게 보여주었습니다. “아! 세 살이구나?” 내 말을 들은 꼬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옆 의자에 서서 날 바라다보았습니다.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 주머니에 있던 사탕 몇 개를 꺼내주었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몇 개는 손에 쥐고, 몇 개는 땅에 떨어뜨렸습니다. 땅에 떨어진 사탕을 주우려면 또 손에 쥐고 있던 다른 사탕이 떨어지고, 또다시 떨어진 사탕을 주우려면 다른 사탕이 떨어지기를 몇 차례 반복하였습니다. 모두 가지려는 노력이 가상해서 웃음을 머금고 바라보다가 주워서 몇 개는 주머니에 넣어주고 몇 개만 손에 쥐도록 해주었습니다.
 
꼬마는 사탕을 들고 총총걸음으로 조금 떨어져 앉아 있던 엄마한테 갔습니다. 그리고는 엄마 손을 끌어당기더니 나를 가리키며 알아듣기 힘든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꼬마 이야기를 듣더니 아이 엄마가 내게 감사하다며 공손히 인사를 하였습니다. 조금 있다가 꼬마는 다시 내게 오더니 내 옷을 만지기도 하고 무릎에 올라와 앉기도 하며 마치 잘 알고 지내는 가족처럼 굴었습니다.
 
나도 심심하던 차에 조카처럼 귀여워 안아주고 얼러주며 한참을 같이 놀았습니다. 아이 엄마가 볼일이 다 끝났는지 우리가 놀고 있는 쪽으로 오더니 이제 집에 가자며 꼬마 손을 잡았습니다.
아쉬운 이별을 할 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 꼬마는 가지 않겠다며 떼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순간에 정이 들었나 봅니다. 아이 엄마가 순간 당황하면서 “아저씨, 미안해요” 하더니 아이에게 “할아버지께 인사해야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마지못해 꼬마 녀석이 “할-아-아 버-어-지 안녕!” 하는 인사를 뒤로하고 엄마를 따라 쫄랑거리며 멀어져 갔습니다. 가면서도 몇 번을 뒤돌아보며 내게 손을 흔든 그 녀석은 많은 여운을 남기고 갔습니다.
 
아! 할아버지라?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들어본 ‘할아버지’라는 말은 그 꼬마에 대한 사랑의 깊이만큼 내 마음에 각인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할아버지? 그 어린아이 엄마의 눈에는 내가 할아버지로 보였던 모양입니다.
빙그레 허탈한 웃음을 웃고 있는데 집사람이 바쁜 걸음으로 다가왔습니다. 내가 웃는 모습을 보고 미안했던지 “이제 가자!”며 내 팔짱을 끼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 거울에 비치는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무심코 지난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눈가에 잡히는 주름과 목에 깊게 패인 자국들이 “너 할아버지 맞아!” 하며 내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지만 구두 한 켤레 얻어 신으러 백화점 따라갔다가 졸지에 할아버지 소리를 듣고 돌아온 그날 내 인생의 4막 4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하 생략>
 -  <본문> 중에서 발췌
 
 이 책의 차례
 
머리말 _ 004
추천사 _ 006
 
Ⅰ. 만남
1. 짧은 만남 긴 이별 012
2. 담배꽁초 때문에 018
3. 맥주 한 캔에 얽힌 사연 022
4. 내 인생의 4막 4장 025
5. 고마워요, 젊은이! 029
6. 만남 033
7. 두고 보자 037
8. 최 박사님 040
9. 죽는 날까지 감사하며 살렵니다 046
 
Ⅱ. 사랑
10. 막걸리 한 잔의 인연 052
11. 바보 같은 놈 057
12. 손에 로션(lotion) 발라주는 제자가 있어 행복합니다 060
13. 사랑은 유치할수록 아름답다 063
14. 제자가 지킨 약속 066
15. 그 형에 그 아우 071
16.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076
17. 검단산을 오르며 사랑하며… 081
18. 형님과 각하 085
 
Ⅲ. 추억
19. 삶은 흘러가는 구름 같은 것 090
20. 내 별명은 문둥이였다 094
21. 내가 살던 고향은 지금 099
22. 오메 좋은 거 102
23. 부자지간의 대화 105
24. 행복을 찾아 떠난 여행 110
25. 송사리 낚시 114
26. 자카란다를 생각하며 120
27. 차형 가족과의 추억 125
 
Ⅳ. 소망
28.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132
29. 살아 있는 제자와 죽은 스승 136
30. 외할머니의 소원 142
31. 자네 인생이라고 자네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네 145
32. 술을 끊으려면 친구를 바꿔라 151
33. 외롭지 않으려거든 154
34. 거짓말 158
35. 성공이란? 163
36. 노세노세 젊어서 놀아 171
37. 엄마! 물 말아버렸어 175
38. 오차는 홍차의 일종이 아닙니다 179
 
Ⅴ. 삶
39. 꺼진 불도 다시 보자 186
40. 자네 나이 먹어봤어? 191
41. 미쳐야 산다? 196
42. 웃는 얼굴에 침 뱉을 수도 있습니다 201
43. 현실과 기대치 차이 204
44.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나 209
45. 어느 행복전도사의 죽음 213
46. 잘산다는 것 216
47. 그래도 믿어야 합니다 222
48. 나는 정상적인 사람인가? 227
49. 불행의 뿌리를 찾아서 231
50. 반성합니다 237
 

 지은이 소개

글 _ 이해용
산 좋고 물 맑고 인심 좋은 섬진강 상류의 임실군 청웅면에서 태어나 자랐다.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와 고려대학교에서 통계학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잠시 근무하다 후진양성의 뜻을 품고 1982년부터 성신여자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자연대학장과 대학원장, 한국조사연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한때 첫사랑의 상처로 방황한 기억도 있다. 그때의 상처로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는 세상을 꿈꾸며 이웃들과 함께 열심히 살고 있다.
 
저서로는 자전적 에세이 『부지깽이 사랑』이 있으며, 이번에 발간한 『사랑은 유치할수록 아름답다』는 두 번째 에세이로 사랑과 행복에 대한 작가의 철학과 고뇌를 솔직하게 담았다.
 
그림 _ 박복규
대학 졸업 후 잠시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으며, 1983년부터 2011년까지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미술대학장, 교육대학원장을 지냈다. 현재 미술대학 명예교수이며, 양평군 용문면 덕촌리에 작업실을 짓고 작품 활동에 정진하고 있다. 일찍이 쪽빛에 매료되어 연구에 젊음을 바쳤으며 그 결과 쪽빛에 대해서는 대가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는 신안 앞바다에서 출토된 유물을 보며 바다의 신비로운 색채에 빠져 바닷속 풍경을 화폭에 담는 데 열심이다. 13회의 개인전과 수많은 초대전에 참여하였다.

* 본 도서는 교보, 영풍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전국 유명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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