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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아담의 눈물
*지은이
: 이동환
*발행처
: 한솜미디어
*쪽
수
: 264쪽
*판
형
: 신A5(신국판) /반양장
*정
가
: 12,000원
*출판일
: 2017년 11월 25일 <홈으로 가기>
*ISBN
:
978-89-5959-480-1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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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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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떠났다.
- 텅 빈 집.
- 현관문을 열고 들어설 때마다 음습한 공기가 잔인하리만치 울대뼈를 짓눌렀다. 온기야 기대하지 않았지만 정떨어질 만큼 뚝뚝하고 구리터분한 냄새가 사정없이 코끝을 강타했다. 현관 등을 켜면 보를 씌운 에어컨이 거실 끝에 길장승인 양 떡 하니, 선뜩한 낯빛으로 위세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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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있을 때는 상상도 못 할 꼴이었다. 냄새에 민감한 아내는 조리할 때마다 한겨울이라도 사방팔방 문 열어놓고 환기를 시켰다. 그것도 모자라 거실은 물론 방마다 편백 기름으로 직접 만든 향초를 켜놓았다. 평상시에도, 말려서 가루로 낸 편백 열매와 이파리를 망사 주머니에 넣어 여기저기 보물찾기처럼 박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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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에 들어서면 으늑한 냄새가 코끝으로 늘 감돌았다. 온 집안에 일상처럼 부드럽게 번지던 기분 좋은
- 향내는 아내가 떠난 뒤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내 집이 아니었다. 내 명의지만 이 집 주인은 아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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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숨소리와 손길에만 익숙한 집. 제 주인 앞에서만 꼬리 치며 애교 떠는 애완동물도 이 정도는 아닐 터. 그렇지 않고서야 나 또한 이 집 식구가 분명한데 이렇게까지 매몰차게 내몰 리 없다. 아내가 사라지자 내 존재가치도 사라져버렸다. 이 집은 주인 잃고 넋 놓은 충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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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음을 전폐하는 개도 있다더니 딱 그 짝이었다. 한사코 내 출입을 불편해했고 눈 마주치기를 거부했다.
- 이제 집안 어디에도 아내 웃음소리는커녕 그림자조차 남지 않았다. 첫눈에 홀려 가슴놀이가 두방망이질 치던 순간부터 함께한 삼십 년 세월 또한 고스러졌다. 명치끝을 훔파며 아무리 도리질 쳐봤댔자 아내 떠난 집구석은 얼음장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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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그리 급했는지, 무에 그리 서운했는지, 아내는 살내마저 남기지 않았다. 술에 취해 아무 데나 고꾸라지면 악몽이 숨통을 조였다. 잠자리에 드는 일이 두려워졌다. 술기운을 빌리지 못한 날은 거의 뜬눈으로 뒤척이다 해를 맞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뼈마디마다 고삭을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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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붐한 어둑새벽이 창가를 기웃거릴 때면 무섬증 같은 적막감이 엄습했다. 눈뜰 때마다 이젠 받아들여야지 하면서도 날이 갈수록 믿어지지 않는다.
- 오늘이 12월 1일. 벌써 사십구 일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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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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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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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뜩할 만큼 휑뎅그렁한 거실에서 소파에 붙박인 듯 구부정한 자세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문득 베란다 쪽으로 눈길을 준다. 그새 중천을 가르고 거실까지 틈입한 늦은 햇살이 꽤 지분대며 앙잘거린다. 베란다에는 고풍스러운 작은 탁자와 의자 세 개가 고즈넉한 자태로 햇빛을 반사하고 있다. 탁자 위 쟁반과 엎어놓은 찻잔 세 개에 쌓인 먼지가 금가루처럼 빛난다. 먼지만 빼고 아내가 늘 좋아하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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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과 베란다를 트면서 아내는 가족 카페를 차리겠다며 들떠있었다. 아담한 꽃밭까지 만들어놓고 틈만 나면 매만지느라 바빴다.
- “당신 이제 제발 일찍 좀 들어와요. 녹차든 약주든 저 카페에서 우리 둘만의 시간을 자주 갖자고요.”
- 내게는 베란다 카페에서 아내랑 담소 나눈 기억이 정작 별로 없다. 한참 동안 베란다 카페에서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아내가 지극정성으로 돌보던 꽃밭은 주인을 잃더니 꼬락서니가 처참했다. 시들고 썩어 제 빛깔 잃은 화초는 그렇다 치자. 건드린 적도 없는데 화분마다 금 가고 깨지고 엉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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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아내 손길이 떠났어도 그렇지. 저들끼리 물고 뜯고 싸운 것도 아닐 텐데 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양푼에 물을 받고 행주를 챙겨 베란다로 향했다. 찻잔과 탁자나마 정성스레 닦기 시작했다. 쏟아
- 지는 햇볕이 못내 부담스러웠다. 12월이지만 베란다 가득 들어앉은 낮볕이 봄 햇살 못지않았다. 블라인드를 내리다가 문득 창밖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따라 둔치 곳곳에 운동하며 해바라기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햇살이 좋아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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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는 베란다에서 안양천과 둔치가 내려다보이는 풍광을 아이처럼 좋아했다. 5년 전, 이 아파트를 천신만고 끝에 장만해 이사 왔을 때 아내는 춤을 췄다.
- “당신 고생했어요. 꿈만 같아요. 생전에 전세살이 못 벗어날 줄 알았거든요.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네요. 갖은 빚 다 갚고 대출 없이 우리가 집을 샀어요. 와우! 고마워요. 우리 자영 아빠 예뻐 죽겠어!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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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내 엉덩이를 마구 두드렸다. 그런 아내를 부둥켜 당긴 채 심장 뛰는 소리를 주고받을 만큼 오랫동안 안아줬다.
- “당신이 더 고생했지. 고마워할 사람은 나야. 당신 뒷바라지 덕에 여기까지 왔어. 사실 나도 안 믿겨. 아무리 생각해도 다 당신 공이야.”
- “제가 한 게 뭐 있어요? 다 당신이 강의하랴 교재 집필하랴 밤낮으로 고생한 덕분이죠. 저 이제…, 집 꾸미는 데 신경 쓸 거예요. 베란다 카페에 꽃밭도 만들래요. 이것저것 살 게 너무 많아요. 생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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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는 안 그래도 천생 웃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눈뜰 때마다 입이 정수리까지 걸려 행복해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틈만 나면 베란다 카페에서 화초 가꾸기에 여념 없었다. 오랜 세월 돈 못 버는 남편 탓에 아끼는 게 몸에 밴 아내가 이것저것 통 크게 사들이는 모습도 처음이었다. 이제야 가장 노릇 제대로 한 듯싶어 아내 밝은 표정 볼 때마다 나 역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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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는 나이 들수록 소녀 같은 구석이 있었다. 베란다 창밖 경치에 흠뻑 빠져 블라인드를 걷을 때마다 탄성을 질렀다. 아내의 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볼 게 뭐 있다고 만날 저리 좋을까?’ 하며 픽 웃었다. 아내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집에 대해 한이 많았기 때문이다. 신혼 전셋집을 내가 친구 빚보증으로 날려 먹고 반지하나 옥탑방 월세로만 8년여, 싸구려 전세로 13년 가까운 세월을 전전했으니 어찌 한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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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는 눈뜰 때 가끔 볼을 꼬집었다. 집 장만이 꿈이냐 생시냐 했겠지. 집 장만 이후, 원래도 부지런한 아내는 더 바지런을 떨었다.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온 집안이 반짝거리도록 문질러대고 베란다 꽃밭 가꾸느라 정신없었다. 그래도 내가 안 일어나면 둔치 나가 걷자고 성화를 부렸다. 나를 들깨우다 지치면 혼자 나가 한 시간씩 걷기 운동하고 들어왔다. 들어올 때 보면 얼굴이 화사했다. 만개한 꽃잎처럼 활짝 웃는 모습은 그냥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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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도 참! 그놈의 술만 아니면 아침마다 그렇게 정신 못 차리진 않을텐데. 둔치 나가 운동하면 얼마나 좋아요? 새벽부터 부부끼리 운동하는 사람들 얼마나 많은지 알아요? 부러워 죽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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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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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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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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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기 전에 _ 005
- 들어가면서 _ 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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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는 시 : 잠풀 _ 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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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_ 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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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 처연한 날들의 시작 _ 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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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 하늘에서 온 편지 _ 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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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_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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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소개
- 지은이
_ 이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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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태어나 국어 강사를 거쳐
- 현재 입시 논술 강사로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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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 시절부터 문학에 뜻을 두었으나
- 먹고사는 일에 휘둘려 먼 길을 돌 수밖에 없었다.
- 운명처럼 써야 했던 초고를 깁고 더해
- 드디어 첫 소설『아담의 눈물』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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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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