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논개, 지장보살이 되다

*지은이 : 혜법 스님

*발행처 : 한솜미디어

*쪽   수 : 263쪽 / 반양장본

*판   형 : A5(국판)

*정   가 : 12,000원

*출판일 : 201832    <홈으로 가기>

*분   류 : 문학 / 역사 에세이

*ISBN   : 978-89-5959-485-6 03220

 

 이 책은?
 
오랜 시간 준비했건만 무슨 말부터 써야 할지 먹먹해진다. 하지만 야무지게 필()을 잡았다.
편견(偏見)도 내려놓고 아집(我執)도 내려놓고.
70 평생 살면서 힘들고 죽고 싶은 극한(極限)의 모퉁이에서 언제나 절간(截間)에 의지하고 있었다. 왜일까? 나 자신에게 엄숙하게 물어본다. 하지만 모르겠다. 다만 논개 영혼의 인도가 아니었나 싶다.
 
나를 승()으로 만들어야 당신의 원한이 깡그리 풀릴 것 같았겠지. 이 글을 쓰려고 참 많이 망설였다.
우선 나 자신에게 부끄러운 사연들이 많기 때문이고 둘째는 내 집안의 추함을 들춰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님 말씀이 있었지만 나라에 절을 지어달라고 부탁 내지 사정했었다. 2007년에는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고 2016년 가을에는 군청을 방문했고, 또한 2017년에는 읍사무소에도 갔다. 하지만 누구도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논개의 궁극적인 목표는 나라에서 절을 지어주는 것이다. 추측하건대 그래야만 기생 신분과 첩실 신분을 확실하게 명명백백(明明白白)히 벗어던지고 삼천리 방방곡곡과 세계만방에 알리게 되는 계기가 마련될 테니까! 그래야 완벽(完璧)하게 신원을 회복할 테니까!
 
어떤 위정자는 논개가 부처된 확실한 증거를 내놓으라고, 또 신도들을 부자로 만들면 될 텐데 왜 나라에 부탁하느냐는 식으로 얘기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글로 표현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한 점도 일부 있다. 대답이 될지 모르겠다.
 
400여 년 동안 차가운 물속에서 조국이 해방되기를 기다렸다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우리 가문의 내 부모님을 찾았는데, 아뿔싸 내 집의 가운이 쇠한 탓으로 원혼을 억지로 밀어내고 멸문(滅門)의 화()를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대통령도 군청도 읍장님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신문에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광고도 신통찮아서 결국에는 필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미련하고 미력()한 힘이나마 사력(死力)을 다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우선 나 자신부터(까발리고) 탈탈 털고 가추도 털어내기로 결심했다. 왜냐하면 논개 영혼의 간절한 부탁 말씀을 거부한
탓으로(죄로) 거기서부터 일어났던 일들이기 때문에.
 
조용히 생각해 본다. 나는 왜 세상에 태어났을까? 논개의 원한을 풀기 위해서 태어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여태까지 해온 모든 일들을 살펴보면 하루하루를 살아가려고 노력했는데 결과는 승()이 되어 논개의 한()을 풀기 위한 노력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나는 어머님의 소원대로 노력했는데 결과는 그 맨 끝에 논개할머님이 계셨다.
논개할머님이 두 번째로 우리 가문을 찾아오신 1955년 초봄(음력 315)부터 만 25년 만에 논개할머님은 지장보살(地藏菩薩)님이 되셨다. 그때까지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승이 될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그리고 논개는 막연하게 진주 남강에서 왜장을 안고 뛰어내린 기생 정도로 알고 있어서 참 많이 부끄러워했었다. 친구들이 나에게 이애미하면서 놀리고 이애미집 아이라고 부를 때도 아무 생각없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확신한다. 기생(妓生)도 아니고 첩실(妾室)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나는 감히 죽을 각오로 이 글을 쓸 것이다. 어떠한 비난과 돌팔매와 법적인 모든 것을 다 짊어지기로 결심했다. 인연이 닿아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께 협조(協助)와 이해()와 양해(諒解)를 구한다. 그리고 선배제현(先輩諸賢)님들의 지도편달(指導鞭撻)도 기다리면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 <머리말> 중에서
 
 책속으로...

천상천아 유아독존
 
때는 1946년 음력 3월 보름(15일), 수백 년 동안을 차가운 물속에서 조국이 일제로부터 해방되기를 기다렸다가 드디어 물 밖으로 나오신 날이 바로 이 날이다.
살을 에는 추위도 저만치 달아나고 누렇게 색이 바랜 잔디도 파릇파릇 물이 올라 산과 들이 푸르른 색으로 물들어가는 즈음, 제비도 강남소식을 전하고 만물이 모든 봄소식을 전하는 그때, 내 인생… 아니, 내 가문의 모든 것을 흔들어놓은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났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내 전실 어머님께서 독약을 드셨던 그날부터겠지만. 나는 아직 태어날 준비조차 전혀 되어 있지 않던 그때에, 나의 운명, 아니 나의 숙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가….
그날 아침 갑자기 “나는 논개다!” 하는 외마디 비명이 부엌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진주 남강에서 왜장을 끌어안고 물에 뛰어들었던 논개다!
나는 기생이 아니었다! 나는 첩실이 아니었다….
내 한을 풀어주면 너희 가문도 구하고 또다시 왜적의 침략도 막으리라!
 
부엌에서 불을 지피시던 어머니 주갑선! 스물세 살의 앳된 그녀는 갑자기 천둥 같은 소리를 계속 지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을 통해서 논개가 말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신이 들린 것이었다. 그렇게 계속 논개의 한 맺힌 넋두리는 계속 진행되었다.
 
“내 한은 부처가 되는 것이다. 내 한을 풀어주면 부처가 되어서 너희 집 멸문지화(滅門之禍)도 막아줄 뿐 아니라 내 조국에서 나에게 3층으로 절을 지어주면 왜적의 침투를 다시 한 번 더 막을 수 있느니라”고 외치고 또 외쳤다.
 
그녀는 순간 미친 듯이 광기가 들린 듯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집안 식구들과 온 동네 사람들 모두 깜짝 놀라서 임성오 집으로 몰려왔다. 내 아버님 임성오는 알량한 양반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 혹시나 집에 점쟁이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고 어머님의 입을 틀어막고 심지어는 묶어놓고 가두기까지 했다.
 
왜! 논개할머님 말씀을 잘 듣고 새기지 못했을까? 부처가 되겠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스님이 나온다는 말씀인데, 왜 신중하지 못했을까.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통탄할 일이다. 스님도 수치스러웠던 것인가? 양반이기 때문에! 나는 스님이 되기 위해서 죽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대중공사도 이를 악물고 참았다.
 
바로 그날부터 임성오는 양반 가문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 무당을 불러 귀신 쫓는 굿, 즉 오구굿을 매일 하다시피 하였다. 집안의 논밭을 팔아서 하루가 멀다 하고 귀신을 쫓을 수 있는 방도라면 그 무엇이라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논개의 영혼은 떠나지 않았다. 아니 떠날 수 없었을 것이다. 계속해서 그녀의 입을 통해서, 소리치고 또 소리쳤다.
 
어느 날 그녀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황망하게 멀리 달아나니까 남편 임성오는 뒤따라가서 웃단질 밭에 있는 전봇대에 그녀를 묶어놓기도 하고, 병원에 데리고 다니며 별의별 짓을 다 하였다. 그렇게 임성오는 영혼이 쫓겨 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 어쩔 수 없이 일보후퇴 작전으로 논개의 영혼은 그녀에게서 떠나기로 작심하고는 그녀에게 일러주었다.
 
“부인아, 내가 여기서 계속 버티면 너를 죽이겠다. 부인이 죽고 없어지면 내가 한을 풀길이 없으니, 내가 갔다가 다시 오겠다”고 하시며 떠나기 전에, “그리고 또 이 동네 A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은 이 동네를 떠나야 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떠나지 않는다면 북쪽에서 검은 먹구름이 몰려와서 소낙비가 내릴 테니, 즉 모두 멸족지화(滅族之禍)를 당할 것이니, A씨 집안 일족(一族)은 모두 다 떠나라고 하여라.”
 
하지만 그 댁들도 내로라하는 가문인데, 순순히 영문도 모른 채 떠날 리 만무했다.
그 댁의 A할머님이 나오셔서는 내 어머님에게 “야 이 사람아, 왜 우리를 떠나라고 하노. 우리는 영문도 모르고 이대로는 못 떠난다”며 강력하게 말씀하셨다고 어머님께서 술회하셨다.
 
그때 정신없이 말씀하시는 내 어머님께 찬물이라도 마시게 해서 잘 달래가며 이유를 물었어야 했다고, 어머님은 못내 아쉬워하셨다. 그랬으면 그때 답이 나왔을 것이라고. 가끔씩 나에게 넋두리처럼 말씀하셨다.
 
또한 “미구(未久)에 하늘에서 불비가 내려올 것이다. 절대 피난을 가지 말아라. 잘못하면 부인이 죽는다”고 일러주셨다. 하지만 아버님께서 하도 성화를 부려 피난을 가지 않을 수 없었으며 피난길에서 어머니와 나는 겨우겨우 목숨을 건져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항상 말씀하셨다. 왜냐하면 추운 날씨에 산모가 찬 기운을 맞았기 때문에 위험했다고 하셨다.
 
그렇게 일러주시고 당부하신 논개할머님께서는 “내가 지금은 갔다가 만 9년이 지난 춘삼월에 다시 올게”라고 하시며 그녀 앞에 마주섰던 논개의 영혼이 진주 쪽으로 휙, 하고 날아가는 것이 선연히 보였다고 말씀하셨다. 그러고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그녀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니까 온 집안, 온 동네가 조용해졌다. 하지만 평온함은 잠시뿐이었다. 논개할머님이 떠나고 다시 돌아오신 만 9년 동안, 햇수로는 10년 동안 임성오 집안은 말 그대로 멸문의 화(禍)를 당하였다. 쑥대밭이 된 것이다.
 
 - <이하생략>-
 
 <본문> 중에서
 
 
 이 책의 차례
 
머리말 _ 4
 
논개의 한(恨) _ 11
무상 _ 13
한 송이 풀꽃 _ 15
업강(業江)이 만들어진 그날들 _ 19
류씨 댁 이야기 _ 49
당산나무 벤 이야기 _ 59
방씨 댁 이야기 _ 69
수박 할아버님 이야기 _ 79
백일홍 _ 89
우이동 이야기 _ 145
이런저런 이들 _ 149
숙부님 이야기 _ 201
태풍 매미 때 이야기 _ 207
옆집 이야기 _ 213
착한 보살님 이야기 _ 219
행운은 아무한테나 오지 않는다 _ 227
 

 지은이 소개

지은이 _ 혜법(慧法) 스님
 
• 2003년 1월 7일, 청암사(靑巖寺) 승가대학(僧伽大學) 졸업
• 2010년 2월 방송대학(放送大學) 졸업
• 현 한글+한자 문화(漢字 文化/월간지) 지도위원(指導委員)
• 현 용국사(龍國寺)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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